정도현 라파스 대표 "新성장동력은 의약품 패치…백신·천식·골다공증 등 정복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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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글로벌 화장품社와 거래
생산능력 세계 최고 수준
내년 매출 500억 목표
의약품 패치, 알약보다 효과 탁월
다국적 제약회사와 개발 중
글로벌 화장품社와 거래
생산능력 세계 최고 수준
내년 매출 500억 목표
의약품 패치, 알약보다 효과 탁월
다국적 제약회사와 개발 중
“주름 개선 등 기능성 화장품에 주로 활용되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의약품 시장에서도 각광받게 될 겁니다. 마이크로니들 양산 기술력을 토대로 시장을 주도해나가겠습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51)의 각오다. 2012년 마이크로니들 양산 기술을 확보한 라파스는 세계 마이크로니들 패치 시장의 선두주자다. 로레알 존슨앤드존슨 닥터자르트 등 국내외 화장품 회사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납품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패치에 미세한 바늘을 붙여 이것을 통해 피부 속으로 약물 등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정 대표는 이제 화장품을 넘어 의약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은 패션 변화에 따라 굴곡이 큰 시장입니다. 반면 의약품 시장은 진입이 어렵지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장점을 십분발휘할 수 있는 의약품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키워가겠습니다.”
가성비 뛰어난 혁신 기술
마이크로니들은 초미세 바늘이다. 주름 개선 등의 효과를 내는 패치제에 많이 쓰인다. 피부 모공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일반 패치제보다 약물 전달 효능이 훨씬 뛰어나다. 미세한 바늘 속에 약물을 넣어 피부 바로 아래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패치를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용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속속 접목되고 있다. 기존 주사제와 달리 통증이나 감염 우려가 없어서다.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은 기존 기술과는 차별화된다. 몰딩 방식의 기존 기술은 붕어빵을 찍는 것과 비슷하다. 작은 틀 안에 약물을 주입한 뒤 건조, 필름 부착, 몰드 탈착, 접착패치 결합 등 모두 6단계를 거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만든다. 공정 시간도 12시간으로 길다.
라파스가 확보한 제조공법인 DEN은 공정 절차가 간소한 것은 물론 공정 시간도 짧다. 약물 토출, 패치 접착, 인장, 분리 등 4단계 공정을 거친다. 패치 표면에 히알루론산과 혼합한 약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고 그 위에 다른 패치를 다시 얹어 부착시킨 뒤 패치를 양쪽으로 잡아당겨 약물을 늘어뜨린다. 일정한 길이가 되면 늘어난 부분이 두 토막이 나면서 바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공정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DEN의 최대 장점은 대량생산과 자동화가 가능한 제조법이라는 것이다. 기존 몰딩 방식은 제조 시간이 길어 양산에 제약이 많다. DEN은 무균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어 화장품은 물론 의약품으로 영역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액체 방울을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마이크로니들을 제조하는 DEN 기술은 2033년까지 특허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상당 기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몰딩 방식에 비해 약물 침투효과가 더 뛰어난 것은 물론 다품종 소량생산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학 동기와 공동 창업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나온 정 대표는 대학원 석사 때 천연물화학을 전공했다. 식물이나 동물 등에서 얻어지는 유효한 약리 약물을 찾아내는 연구분야다. 이렇게 찾은 물질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농약 등을 만든다.
정 대표가 바이오산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5년 전이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병역특례로 1995년 입사한 동방제약이 첫 직장이다. 바이오벤처 그린바이오텍에서는 기획팀장을 맡는 등 회사 경영에도 관여했다. 미생물 기반 바이오 농약을 개발하던 이 회사는 매출을 내지 못해 고전했다. 그는 “기술도 좋지만 수익 창출이 회사를 경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마이크로니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 동기인 정형일 연세대 교수를 만나고부터다. 미국에서 나노바이오를 전공하고 돌아온 정 교수는 마이크로니들을 산업화하고 싶어 했다. 마이크로니들의 가능성을 확신한 정 대표는 창업을 결심했다. 2009년 한약재를 유통하던 한중약재유통을 인수한 뒤 회사명을 라파스로 바꿨다. 사실상 제2의 창업이었다.
정 대표는 정 교수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제조방법 특허기술을 토대로 양산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꼬박 4년이 걸렸다. 초창기에는 정 대표의 전공 분야인 천연물 소재 개발과 유통 사업으로 회사를 지탱했다. 마이크로니들 양산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기술력
마이크로니들 사업의 물꼬가 터진 것은 우연이었다. 일본 천연물 소재 기업 코요샤를 찾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니들 얘기를 꺼내자 그 자리에서 일본 독점 판매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코스메디제약이 2011년 화장품회사 시세이도 브랜드로 주름 개선용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처음 선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코요샤는 당시 공장도 없던 라파스에 선금 6억원을 선뜻 내놓았다. 정 대표는 선금과 벤처캐피털의 투자금 10억원으로 천안에 공장을 세웠다.
양산 시설을 갖추기까지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처음 계획했던 수준의 품질이 나오지 않았다. 패치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해 불량품이 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두 달 동안 밤새워가며 문제점을 하나씩 바로잡았다. “초기 수율은 5%에 불과했어요. 대부분이 정밀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였죠. 밤새워 해결책을 찾고 장비를 개선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지금은 수율이 90%를 넘습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양산 기술을 확보한 이듬해인 2013년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2014년에는 매출이 91억원으로 네 배 이상 껑충 뛰었다. 미국 다단계 기업인 로던앤드필드(R&F)를 고객으로 확보하면서다. 지난해 186억원의 매출(잠정치)을 거둔 라파스는 올해 273억원, 내년 484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패치 생산 능력은 초창기 연산 100만 개였으나 지금은 6000만 개에 이른다. 세계 최대 규모다.
제약사업으로 영토 확장
라파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의약품 패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백신, 천식 치료제, 치매약 등을 패치제로 만들어 의약품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기존 주사제나 알약보다 효과가 탁월해 벌써부터 다국적 제약사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백신 패치는 세계 1위 백신 제조업체인 인도 세럼인스티튜트와 공동 개발 중이다. 소아마비와 B형 간염 백신을 패치제로 바꾸는 연구를 함께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주사제보다 적은 용량으로 동등 이상의 효능을 내는 것을 확인했다. 정 대표는 “세럼인스티튜트와 소아마비 백신 패치 기술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파스는 서울대, 글로벌 백신 연구기관 PATH 등과 손잡고 결핵백신 패치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서울대 연구팀이 찾아낸 새로운 결핵균주를 이용해 결핵백신 패치를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헬스기술연구기금인 라이트펀드에 연구비 지원 신청을 했다. 정 대표는 “결핵백신 패치를 만들어 결핵 환자가 많은 저개발국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라파스는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 패치제도 개발하고 있다. 세계 1위 면역치료 전문기업인 스탈러진스-그리어는 자체 개발 약물을 라파스의 패치 기술과 결합해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동물실험 결과가 좋으면 스탈러진스-그리어가 직접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 패치제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신청을 할 예정이다. 라파스는 골다공증 치료 패치제의 임상 1상도 하고 있다. 2023년 출시 예정이다. 도네페질 성분의 치매 패치제는 2016년 보령제약에 기술이전했다. 흉터개선제, 가려움증 치료제 등 일반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피부 자극 독성시험을 거쳐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초기 단계인 패치형 의약품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주력 사업을 화장품에서 의약품으로 바꿔가겠다”고 말했다.
라파스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정 대표는 상장 당시 공모주의 20%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이례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그는 “직원들과 성공의 과실을 나눈다는 생각에 우리사주를 많이 배정했다”며 “직무발명보상제 등 직원의 성과 보상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라파스는 미국 테라젝과 특허침해 갈등을 빚고 있다. 2002년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특허를 확보한 테라젝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 침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제소하면서 최근 ITC의 조사가 시작됐다. 2017년에는 국내에 특허침해소송을 냈다. 정 대표는 “테라젝이 보유한 특허는 몰딩 방식이어서 라파스의 DEN 양산 기술과는 다르다”며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대법원에서도 무효 판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TC 제소건도 사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정도현 라파스 대표(51)의 각오다. 2012년 마이크로니들 양산 기술을 확보한 라파스는 세계 마이크로니들 패치 시장의 선두주자다. 로레알 존슨앤드존슨 닥터자르트 등 국내외 화장품 회사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납품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패치에 미세한 바늘을 붙여 이것을 통해 피부 속으로 약물 등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정 대표는 이제 화장품을 넘어 의약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은 패션 변화에 따라 굴곡이 큰 시장입니다. 반면 의약품 시장은 진입이 어렵지만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마이크로니들 기술의 장점을 십분발휘할 수 있는 의약품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키워가겠습니다.”
가성비 뛰어난 혁신 기술
마이크로니들은 초미세 바늘이다. 주름 개선 등의 효과를 내는 패치제에 많이 쓰인다. 피부 모공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일반 패치제보다 약물 전달 효능이 훨씬 뛰어나다. 미세한 바늘 속에 약물을 넣어 피부 바로 아래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패치를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용하기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속속 접목되고 있다. 기존 주사제와 달리 통증이나 감염 우려가 없어서다.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은 기존 기술과는 차별화된다. 몰딩 방식의 기존 기술은 붕어빵을 찍는 것과 비슷하다. 작은 틀 안에 약물을 주입한 뒤 건조, 필름 부착, 몰드 탈착, 접착패치 결합 등 모두 6단계를 거쳐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만든다. 공정 시간도 12시간으로 길다.
라파스가 확보한 제조공법인 DEN은 공정 절차가 간소한 것은 물론 공정 시간도 짧다. 약물 토출, 패치 접착, 인장, 분리 등 4단계 공정을 거친다. 패치 표면에 히알루론산과 혼합한 약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고 그 위에 다른 패치를 다시 얹어 부착시킨 뒤 패치를 양쪽으로 잡아당겨 약물을 늘어뜨린다. 일정한 길이가 되면 늘어난 부분이 두 토막이 나면서 바늘 형태를 갖추게 된다. 공정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DEN의 최대 장점은 대량생산과 자동화가 가능한 제조법이라는 것이다. 기존 몰딩 방식은 제조 시간이 길어 양산에 제약이 많다. DEN은 무균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어 화장품은 물론 의약품으로 영역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액체 방울을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마이크로니들을 제조하는 DEN 기술은 2033년까지 특허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상당 기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몰딩 방식에 비해 약물 침투효과가 더 뛰어난 것은 물론 다품종 소량생산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학 동기와 공동 창업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나온 정 대표는 대학원 석사 때 천연물화학을 전공했다. 식물이나 동물 등에서 얻어지는 유효한 약리 약물을 찾아내는 연구분야다. 이렇게 찾은 물질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농약 등을 만든다.
정 대표가 바이오산업과 인연을 맺은 것은 25년 전이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병역특례로 1995년 입사한 동방제약이 첫 직장이다. 바이오벤처 그린바이오텍에서는 기획팀장을 맡는 등 회사 경영에도 관여했다. 미생물 기반 바이오 농약을 개발하던 이 회사는 매출을 내지 못해 고전했다. 그는 “기술도 좋지만 수익 창출이 회사를 경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마이크로니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대학 동기인 정형일 연세대 교수를 만나고부터다. 미국에서 나노바이오를 전공하고 돌아온 정 교수는 마이크로니들을 산업화하고 싶어 했다. 마이크로니들의 가능성을 확신한 정 대표는 창업을 결심했다. 2009년 한약재를 유통하던 한중약재유통을 인수한 뒤 회사명을 라파스로 바꿨다. 사실상 제2의 창업이었다.
정 대표는 정 교수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제조방법 특허기술을 토대로 양산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꼬박 4년이 걸렸다. 초창기에는 정 대표의 전공 분야인 천연물 소재 개발과 유통 사업으로 회사를 지탱했다. 마이크로니들 양산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기술력
마이크로니들 사업의 물꼬가 터진 것은 우연이었다. 일본 천연물 소재 기업 코요샤를 찾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마이크로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니들 얘기를 꺼내자 그 자리에서 일본 독점 판매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코스메디제약이 2011년 화장품회사 시세이도 브랜드로 주름 개선용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처음 선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코요샤는 당시 공장도 없던 라파스에 선금 6억원을 선뜻 내놓았다. 정 대표는 선금과 벤처캐피털의 투자금 10억원으로 천안에 공장을 세웠다.
양산 시설을 갖추기까지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처음 계획했던 수준의 품질이 나오지 않았다. 패치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해 불량품이 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두 달 동안 밤새워가며 문제점을 하나씩 바로잡았다. “초기 수율은 5%에 불과했어요. 대부분이 정밀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서였죠. 밤새워 해결책을 찾고 장비를 개선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지금은 수율이 90%를 넘습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양산 기술을 확보한 이듬해인 2013년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 2014년에는 매출이 91억원으로 네 배 이상 껑충 뛰었다. 미국 다단계 기업인 로던앤드필드(R&F)를 고객으로 확보하면서다. 지난해 186억원의 매출(잠정치)을 거둔 라파스는 올해 273억원, 내년 484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패치 생산 능력은 초창기 연산 100만 개였으나 지금은 6000만 개에 이른다. 세계 최대 규모다.
제약사업으로 영토 확장
라파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의약품 패치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백신, 천식 치료제, 치매약 등을 패치제로 만들어 의약품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기존 주사제나 알약보다 효과가 탁월해 벌써부터 다국적 제약사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백신 패치는 세계 1위 백신 제조업체인 인도 세럼인스티튜트와 공동 개발 중이다. 소아마비와 B형 간염 백신을 패치제로 바꾸는 연구를 함께하고 있다. 동물실험에서 기존 주사제보다 적은 용량으로 동등 이상의 효능을 내는 것을 확인했다. 정 대표는 “세럼인스티튜트와 소아마비 백신 패치 기술이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파스는 서울대, 글로벌 백신 연구기관 PATH 등과 손잡고 결핵백신 패치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서울대 연구팀이 찾아낸 새로운 결핵균주를 이용해 결핵백신 패치를 만들 계획이다. 글로벌 헬스기술연구기금인 라이트펀드에 연구비 지원 신청을 했다. 정 대표는 “결핵백신 패치를 만들어 결핵 환자가 많은 저개발국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라파스는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 패치제도 개발하고 있다. 세계 1위 면역치료 전문기업인 스탈러진스-그리어는 자체 개발 약물을 라파스의 패치 기술과 결합해 동물실험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동물실험 결과가 좋으면 스탈러진스-그리어가 직접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알레르기성 천식 치료 패치제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1상 신청을 할 예정이다. 라파스는 골다공증 치료 패치제의 임상 1상도 하고 있다. 2023년 출시 예정이다. 도네페질 성분의 치매 패치제는 2016년 보령제약에 기술이전했다. 흉터개선제, 가려움증 치료제 등 일반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피부 자극 독성시험을 거쳐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초기 단계인 패치형 의약품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주력 사업을 화장품에서 의약품으로 바꿔가겠다”고 말했다.
라파스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정 대표는 상장 당시 공모주의 20%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이례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그는 “직원들과 성공의 과실을 나눈다는 생각에 우리사주를 많이 배정했다”며 “직무발명보상제 등 직원의 성과 보상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했다.
라파스는 미국 테라젝과 특허침해 갈등을 빚고 있다. 2002년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특허를 확보한 테라젝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 침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제소하면서 최근 ITC의 조사가 시작됐다. 2017년에는 국내에 특허침해소송을 냈다. 정 대표는 “테라젝이 보유한 특허는 몰딩 방식이어서 라파스의 DEN 양산 기술과는 다르다”며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대법원에서도 무효 판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ITC 제소건도 사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