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내 형님, 이순재 씨가 돌아가셔서 이제 위로 모실 분이 안 계신 것 같아요. 어쨌든 살아 있으니, 숨은 쉬고 있으니, 내가 평생 하던 일은 계속 해야죠. 여의치 않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배우 신구) 국내 최고령 현역 배우 신구(90)가 다음 달 연극 ‘불란서 금고’에서 노익장을 불태운다. ‘불란서 금고’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을 연출한 장진 감독이 10년 만에 내놓는 신작 연극으로, 처음부터 신구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작품이다.‘불란서 금고’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은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의 제작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작년 5월, 국립극장에서 신구 선생님이 출연하신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봤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말 좋았어요. 내가 왜 이제껏 선생님을 무대에 못 모셨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생겼죠. 그래서 선생님을 무대에 모실 수 있게 그냥 이야기를 써보자 해서 시작된 작품이에요.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도 모른 채 첫 대사만 쓰고 선생님께 찾아갔어요.”연극 ‘불란서 금고’는 금고를 털기 위해 모인 생면부지의 다섯 인물이 한밤중에 벌이는 소동을 그린다. 완벽해 보이던 이들의 계획은 서로 다른 욕망으로 뒤틀리고 이야기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장진 특유의 리듬감 있는 대사와 블랙코미디는 극에 긴장감과 웃음을 불어넣는다. 신구와 성지루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전설의 금고털이 기술자로 이름을 날린 맹인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장현성·김한결·정영주·
베를린 필하모닉의 자닌 얀선부터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의 조성진까지. 빈, 베를린, 런던, 뉴욕 등 클래식 중심지와 국내 주요 공연장이 전면에 내세운 ‘상주음악가’들의 면면을 보면 올해 클래식계 흐름이 보인다.상주음악가는 정해진 기간 내 독주, 협연, 실내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오케스트라나 공연장의 ‘간판’ 역할을 한다. 연주자는 오케스트라나 공연장의 전폭적 지원으로 평소 구상해온 기획을 펼치거나 과감한 음악적 시도를 하기도 하고, 공연장은 안정적인 티켓 판매를 확보하는 ‘윈-윈 전략’으로 통한다. ◇ 런던 심포니-조성진올 상반기 런던의 바비칸 센터 상주단체인 LSO의 얼굴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다. LSO는 조성진을 2025/2026 상주음악가로 선정하고 리사이틀부터 협연, 현대음악 초연까지 전권을 맡겼다. 조성진은 오는 12일 바비칸 센터에서 마에스트로 자난드레아 노세다가 이끄는 LSO와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이어 13일에는 한국의 작곡가 신동훈의 신작 ‘My Shadow’를 세계 초연하며 현대음악의 전달자로 나선다. 그는 LSO와 인터뷰에서 “현대음악을 연주할 때 연주자는 ‘번역가’와 같다”며 “우리의 역할은 음악을 온전히 전달하고 작곡가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베를린필하모닉은 2025/2026 시즌 상주음악가로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자닌 얀선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얀선은 4월 4일로 예정된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에 베를린 필과 동행해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그 외 단원들과 함께하는 실내악 시리즈(4월 21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 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이 전국 투어에 나선다. 사단법인 안중근의사숭모회·안중근의사기념관이 주최하고 M발레단이 주관, 국가보훈부가 후원하는 이번 공연은 2월 22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을 시작으로 3월 7~8일 서울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월 12일 대구오페라하우스까지 광주·서울·대구를 잇는 순회로 관객과 만난다.‘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안중근 의사의 삶과 평화 사상을 발레라는 순수예술로 풀어낸 창작 발레다. 고(故) 문병남 M발레단 명예예술감독이 “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라고 적힌 안 의사의 유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 이번 공연은 지역별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초청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예술로 보훈의 의미를 확장했다.지난 2015년 무용창작산실의 우수작품으로 초연됐던 이 작품은 꾸준한 개정과 재공연을 통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2021년 서울 예술의전당과 협력해 재제작됐고 2022년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작이 됐다. 2024년과 2025년에는 서울 공연이 연속 매진되기도 했다.올해 무대의 관전 포인트는 세대와 해석이 교차하는 캐스팅이다. 안중근 역에는 발레리노 윤전일, 박관우가 무대에 오른다. 안중근의 아내 김아려 역할은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 신승원과 로잔 콩쿠르 2위를 수상한 염다연이 맡는다. 다년간 작품을 이끌어온 주역들과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신예들이 한 무대에 서며 같은 서사 안에서도 서로 다른 온도와 결의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양영은 M발레단장은 “작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