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답방카드 꺼내고 금강산 관광 언급…북미만 지켜만보지 않고 남북협력 적극 모색
'공정' 바탕으로 '혁신'·'포용' 진전…'확실한 변화'로 국정동력 확보
남북 접경지 협력·올림픽 공동개최·투기와의 전쟁·檢개혁 등 구체적 과제 언급
文대통령 집권 4년차 국정 청사진…'평화·상생도약' 항로설정
"혁신과 포용, 공정과 평화를 바탕으로 '함께 잘사는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겠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경자년(庚子年) 신년사를 발표하며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의 '큰 그림'을 국민들에게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혁신·포용·공정을 통한 '상생도약',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국정 전반을 관통하는 양대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이를 목적지로 삼아 집권 4년차인 올해에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내놓은 새해의 첫 약속이다.
文대통령 집권 4년차 국정 청사진…'평화·상생도약' 항로설정
◇ 남북관계 '운신의 폭' 넓히는 文대통령…답방카드 꺼내고 남북협력 모색
문 대통령의 이날 신년사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대목 중 하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언급한 대목이다.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 이후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답방을 거론한 것으로, 그만큼 올해에는 남북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기에 더해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적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북미대화의 성과를 견인할 수 있다는 인식도 담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여기에는 지난 1년간 독자적인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북미대화의 이상기류가 생기자 남북관계 역시 타격을 받았다는 아쉬움도 묻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지난 1년간 남북 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북미 대화가 본격화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올해에는 남북관계에 있어 '운신의 폭'을 넓히며 이를 통해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대화 진전의 '선순환'을 다시 이뤄내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첫 번째 관계 개선의 분야로 접경지 협력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노르웨이 방문 당시 오슬로대 연설에서 남북을 '생명공동체'로 지칭하며 접경지역의 화재, 홍수, 산사태, 병충해 등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는데, 이날 신년사에서도 같은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비롯해 올여름 도쿄 올림픽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의,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역도선수권대회와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의 참가 등을 요청했다.

올림픽 공동개최 등은 남북을 잇는 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와도 결부된 문제인 만큼 체육 분야의 협력을 논의하면서 이와 관련한 대북제재 완화와 같은 이슈도 협의해볼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비무장지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남북 간 접점을 늘려가면서 북한이 미국과의 견해차를 좁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文대통령 집권 4년차 국정 청사진…'평화·상생도약' 항로설정
◇ '공정' 바탕으로 '혁신'·'포용' 진전…'확실한 변화'로 상생도약 모색
문 대통령은 사회·경제 정책을 포함한 국내 현안에 있어서는 '포용'·'혁신'·공정'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확실한 변화'를 끌어내고 '상생도약'을 달성하며 '함께 잘 사는 나라'라는 지향점을 향해 다가가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 가운데서도 '공정'이 다른 두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있는 '촛불혁명'을 거치며, 또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 사태를 지나며 '공정'이야말로 국민들이 가장 열망하는 시대정신이라는 생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과 부동산 투기 억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불공정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통해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만 비로소 도약을 위한 밑그림이 완성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이를 발판 삼아 '혁신'과 '포용'을 조화시켜 나가겠다는 구상도 상세히 전했다.

그 중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성장 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의 체질을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개선해야 하며, 그러려면 ICT 분야 등 첨단 산업에서 경쟁력을 키워 세계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아울러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만큼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등을 통해 '경제자강'을 이뤄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목표에 다가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연장선에서 문 대통령은 규제혁신에 힘쓰는 것은 물론 기업의 투자·수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포용사회 정책에도 힘을 실었다.

단순한 경제발전이 아닌 '상생도약'을 위해서는 사회안전망 확보, 고용문제 해결, 경제적 불평등 및 양극화 해소 등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노동문제에 있어서도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 아닌, 사람 중심의 창의와 혁신, 선진적 노사관계가 경쟁력의 원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통합과 갈등 치유에 대한 메시지도 신년사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더 통합적이고 협력적인 사회가 돼야만 계속 발전할 수 있다.

극단주의는 배격되고 보수와 진보가 서로 이해하며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