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다문화 부부의 안타까운 죽음…구멍 난 '맞춤형 복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뇌출혈로 아내 쓰러진 뒤 돌봄 받지 못한 장애인 남편 함께 숨져
    가난·장애·다문화 취약 요소에도 사회 안전망 미작동
    다문화 부부의 안타까운 죽음…구멍 난 '맞춤형 복지'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 남편과 결혼이주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맞춤형 복지 시스템의 구멍이 드러났다.

    사회 보살핌이 필요한 가난·장애·다문화라는 취약 요소를 모두 가진 부부였지만 수많은 각종 복지 대책들은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7일 광주 남부경찰서와 남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30분께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에서 뇌병변 장애가 있는 남편 A(63)씨와 필리핀 출신 아내 B(5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가 뇌출혈로 먼저 쓰러지자 거동이 어려운 남편이 이불을 덮어주려다 침대에서 떨어진 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침대엔 전기장판이 켜져 온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A씨 부부는 차디찬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2004년 필리핀에서 온 B씨와 결혼한 A씨는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 이듬해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인정됐다.

    월 100만원 남짓한 기초생활 수급비로 빠듯하게 생계를 유지하던 A씨는 2015년 2월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가 생겼다.

    침상에 누워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 A씨는 최근까지 아내와 인근에 사는 동생의 돌봄을 받아왔다.

    지방자치단체는 고독사를 방지한다며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었지만, A씨의 경우 돌봐줄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그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통장이 쓰레기봉투를 제공하거나 민간 봉사단이 반찬을 두고 가긴 했지만, 부부를 직접 만나지 않고 부엌에 물건을 두고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아내는 16년간 동안 한국에서 지내면서도 한국어에 서툴 정도로 외부 활동이나 접촉을 꺼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중증환자 응급안전 서비스' 일환으로 A씨 부부 집 안에 설치된 움직임 감지 장치도 무용지물이었다.

    다문화 부부의 안타까운 죽음…구멍 난 '맞춤형 복지'
    남구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 가정 191곳에 7천600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것이었다.

    움직임을 살피고 비상 호출을 할 수 있게 해 주민 생명을 지키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장치를 모니터링하는 업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모니터링 요원이 1명에 불과해 혼자 191개 가정을 모두 살펴야 하고, 기계가 고장나면 고치는 역할까지 해야 했다.

    게다가 교대 인력이 없어 주말·공휴일, 늦은 시각에는 모니터링 자체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담당 모니터링 요원은 움직임 감지 장치에서 신호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닷새가 지나서야 A씨 부부 집을 방문했다가 숨져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남구 관계자는 "과거에 같은 일로 방문했다가 B씨가 크게 역정을 냈다"며 "이후 감지 센서에 움직임이 없으면 전화나 문자로 연락해 안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도 전화로 안부를 확인했지만 받지 않아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며 "이후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곧바로 집을 찾아가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안전장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력을 확충하고, 인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박종민 대표는 "점점 개인화·고립화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사망을 방지하려는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응급 벨 등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이 안부를 확인하는 '동네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1. 1

      '음주운전 논란' 임성근, 근황 밝혔다…"음식점 오픈 준비 중"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으나, 음주 전과를 고백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임성근이 직접 근황을 전했다.임성근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저는 현재 본업인 음식점 오픈을 준비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모든 준비가 마무리되면 부담 없이 찾아오셔서 따뜻한 밥 한 끼와 마음 담은 정성껏 만든 음식을 드실 수 있도록 성심껏 준비하겠다"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명절 동안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평안한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식대첩3' 우승자 출신인 임성근은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를 통해 재차 인기를 얻었으나, 과거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해 논란이 됐다.당시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과거 세 차례 음주운전에 적발돼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 고백했는데, 이후 음주운전 4회,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 1회, 쌍방 폭행 1회 등 총 전과 6범의 과거사가 공개돼 큰 파장이 일었다.이에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으며, 본업인 요식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2. 2

      [속보] 檢 '미공개정보 주식거래 의혹' LG家 장녀부부 1심 무죄에 항소

      檢 '미공개정보 주식거래 의혹' LG家 장녀부부 1심 무죄에 항소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3. 3

      비트코인 21억어치 잃어버린 강남경찰서

      광주지방검찰청에 이어 서울 강남경찰서도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을 분실한 것으로 확인됐다.13일 경찰에 따르면 강남경찰서는 피의자로부터 임의 제출받아 보관하던 비트코인 22개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최근 내부 점검에서 뒤늦게 파악했다. 경찰이 분실한 비트코인을 시세로 환산하면 21억여원에 달한다. 점검 결과 전자지갑인 ‘콜드 월렛’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는 그대로 보관돼 있었지만 정작 안에 있어야 할 비트코인은 빠져나간 상태였다.경찰청은 지난달 광주지검이 압수해 보관하던 비트코인 320개(당시 약 400억원)가 사라진 사건이 알려진 뒤 전국 경찰서별로 가상자산 재고 현황을 점검하던 중이었다. 강남서에서 분실된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가상자산과 연관된 금융·범죄수익 사건을 수사하다가 경찰이 임의 제출받은 것으로, 해당 사건 수사가 현재 중지돼 그동안 유출 사실이 적발되지 않았다.광주지검 사건도 저장장치는 그대로 둔 채 내부 비트코인만 유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유사하다. 광주지검은 수사관들이 지난해 8월 업무 인수인계를 하던 중 피싱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압수물을 탈취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감찰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내사에 착수해 광주지검 사건과의 연관성, 내부 직원 연루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김영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