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굳은 표정'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 '굳은 표정' (사진=연합뉴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북한 대남매체들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푼수없는 추태'라며 맹비난한 것을 두고 "정당한 분노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였던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막말한 북한을 비판했던 SNS 글을 공유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시절이던 2015년 7월 25일 북한 전국연합근로단체가 "박근혜의 천하 못된 입이 다시는 놀려지지 못하게 아예 용접해버려야 한다"고 하자, "상대방의 국가원수를 막말로 모욕하는 것은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것과 같다"며 "선을 넘어선 안 된다"고 북한을 향해 강력하게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국민들도 박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막말에는 모욕감을 느낀다"면서 "북한의 그런 태도는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에게 북한에 대한 비호감을 키울 뿐이다"라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품격 없는 국가로 평가받게 만들 뿐이다"라고 했다.
민 의원이 문 대통령을 향해 2015년 박 전 대통령에게 주문했던 단호한 분노를 주문한 이유는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6일 뱉어낸 '철면피', '가소로운 넉두리', '푼수 없는 추태' 등의 발언 때문이다.

이 매체는 문 대통령이 ‘진실은 가리울 수 없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을 지난달 26일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내자 이에 대해 “어처구니 없는 것은 남조선 당국자가 조선반도에서의 대화·평화 흐름을 마치 저들이 주도하기라도 하는 듯이 자화자찬하면서 철면피하게 놀아댄 것”이라고 저격했다.

이어 “말그대로 가소로운 넉두리, 푼수없는 추태다”라며 “남조선 당국은 아전인수 격의 궤변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현실을 똑바로 보고 창피스러운 입방아를 그만 찧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지난해 문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 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일삼던 북한은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대남 비난을 자제해 왔지만 이번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본격적인 비난전을 재개해 청와대의 반응에 이목에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2020 신년사를 발표하며 "전쟁불용, 상호안전보장, 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과 북 사이의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면서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남과 북은 국경을 맞대고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생명공동체’다"라며 "8천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하자. 김정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