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EU 외교·안보대표에 '상황 악화 원하지 않는다' 말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유럽연합(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대표에게 이란은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렐 대표는 지난 5일 EU 외무장관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날 이뤄진 자리프 장관과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미국의 지난 3일 공습으로 이란 군부의 최고 권력자인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졌다.

당시 보렐 대표는 자리프 장관에게 "자제하고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피할 수 있도록 어떤 대응이든 신중하게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보렐 대표는 서한에서 자리프 장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와 관련해 규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대중의 반응은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나타냈다"면서 "그는 이란은 상황 악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나를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또 자리프 장관이 이란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남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며 핵합의가 좌초될 경우 해당 지역의 안보가 약화할 것이라는 보렐 대표의 평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 통화에서 조만간 현 상황과 관련해 자세한 논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란은 지난 5일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수량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는다"며 사실상 핵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은 핵 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자 이란은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단계적 조처를 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