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제조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에 속도
그랩·앱티브에서 우버까지…현대차 모빌리티 글로벌 협업 확대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모빌리티 기업 우버와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모빌리티(이동성) 사업 부문에 협업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세기 이상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에 속도를 내고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기 위한 전략이다.

현대차는 7일(현지시간) 우버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추진을 위한 협력계약을 맺었다.

도심항공모빌리티를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해당 분야 최고 기업과 손을 잡은 것이다.

차량 개발과 제조, 경량화 기술, 배터리 기반 동력 시스템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현대차와 개인용 비행체(PAV) 설계와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분야에서 기술력이 높은 우버가 결합하면 시너지가 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우버의 에어택시 사업 조직인 우버 엘리베이트와 협업해서 개인용 비행체(PAV) 콘셉트 모델 'S-A1'을 개발해서 CES 2020에서 처음 공개했다.
그랩·앱티브에서 우버까지…현대차 모빌리티 글로벌 협업 확대
현대차는 앞으로 세계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해서 세계 최고 수준의 PAV 개발과 플릿(운송사업자 대량 공급) 서비스 및 유지보수, 이착륙장 개발 등 UAM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전날 열린 CES2020 현대차 미디어데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의 핵심 동력은 우버와 같은 선도업체들과의 협업"이라며 "앞으로도 개방 혁신 정신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최고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미디어데이 후 기자들과 만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도 많이 하고 좋은 파트너와도 많이 하고 있는데 더 훌륭한 인력들이 들어와서 고객들에게 편한 것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에서 아직 시작단계라서 장단점을 얘기하긴 할 수 없고 각자 전략이 있기 때문에 4∼5년 정도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랩·앱티브에서 우버까지…현대차 모빌리티 글로벌 협업 확대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작년 9월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의 앱티브(APTIV)와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맺었다.

현대차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인 20억달러를 투자해 앱티브와 50%씩 합작법인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이르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출자한다.

앱티브와의 합작법인은 세계 자동차업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을 목표로 한다.

양측은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와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앱티브와 협력은 현대차가 자율주행 분야 추격자에서 개척자로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어넣는 '사건'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이 밖에도 세계 주요 모빌리티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전략 투자와 협업을 확대해왔다.
그랩·앱티브에서 우버까지…현대차 모빌리티 글로벌 협업 확대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인 그랩(Grab)에 2억7천5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기반 차량 호출서비스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

작년엔 인도 1위 카헤일링 기업 올라(Ola)에 3억 달러를 투자했고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인 '미고', '카넥스트도어'에도 전략 투자를 했다.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스콜코보 혁신센터'와 함께 준비한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 모빌리티'를 최근 개시했고 중동의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인 카림에 차량 5천대를 공급했다.

국내에서는 라스트마일 물류업체 메쉬코리아와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에 전략 투자했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코드42(CODE42.ai)'에도 역시 전략 투자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한국에 모빌리티 사업 실증 법인인 모션랩과 모션을 설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