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식 56명 압사…"美 향한 분노 기름 부어"
7일(현지시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서 군중이 몰리면서 최소 56명이 압사하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 장례식을 중단하고 안장식 일정을 연기한다"라고 발표했다.

애초 솔레이마니의 시신은 이슬람 관습에 따라 이날 해가 지기 전에 안장될 예정이었다. 그의 안정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 보건장관이 현장에 급히 도착해 상황을 지휘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사망자 유족에게 조의를 표했다. 이란 정부는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관을 실은 차량으로 접근하려는 추모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고가 났다. 이란에서 열리는 유력 인사의 공개 장례식에서는 검은 천을 관으로 던져 추모를 표시하려고 운구 차량에 사람이 집중된다.

3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에 살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은 이튿날 바그다드와 이라크 성지 카르발라에서 엄수된 뒤 5일 이란 남서부 아흐바즈로 운구됐다.

아흐바즈는 그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전공을 크게 세워 명성을 떨친 곳이다.

이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국장은 시아파 성지 마슈하드, 수도 테헤란, 종교도시 곰을 거쳐 7일 케르만주에서 치러졌다.

그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도시마다 수십∼수백만의 추모 군중이 몰렸다.
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식 56명 압사…"美 향한 분노 기름 부어"
한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군의 솔레이마니 사령관 살해와 관련해 임박한 공격의 징후가 있었다고 재차 주장하며 공습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솔레이마니가 꾸미던 미군 등에 대한 공격은 수주보다는 수일 내 실행될 예정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좀더 타당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이란이 어떤 방식과 형태로 보복할 것이라고 예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보복은 이란 외부의 대리군이 할 수도 있고 이란 스스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어떤 비상상황에 대해서도 준비돼 있다"며 우리는 이란이 하는 모든 행동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은 미국은 이란과 외교적 해법을 찾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는 전쟁을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긴장 상황이 완화되는 것이고, 이란이 우리와 함께 앉아 앞으로 더 나은 방식에 대해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솔레이마니 장례식 56명 압사…"美 향한 분노 기름 부어"
반면 전문가들은 추모 기간이 끝나면 이란이 이번 암살을 보복하는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란 최고권력자인 아야톨라 알라 하메네이가 `가혹한 보복`을 지시한 만큼 이란 역시 엄포에 그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란의 여론과 민심을 고려할 때 미국에 군사적으로 보복하지 않으면 지도력 자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란에서 존경받고 인기가 높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충격적인 죽음에 이란 국민은 분노에 휩싸였다. 오히려 지도부에 미국에 대한 보복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제 이란이 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수위로 미국에 보복할 것인지가 초점이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6일 열린 이례적으로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를 찾아 미국에 `비례적이고 직접적인` 공격으로 보복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 부대가 주체라는 것이 드러나도록 직접 미국 표적을 공격하라고 말했다고 이날 회의에 정통한 이란인 3명이 NYT에 전했다.

공격 대상과 강도에 대한 기준인 `비례적 보복`은 상대방의 공격에 동등하게 앙갚음한다는 뜻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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