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 비싼데, 삼성전자는 왜 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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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Study - 투자전략 (5)
성장률 아닌 자본이익률 차이
기업 활동 글로벌로 확대되며
각 나라 경제성장률만으론
주식가치 분석·전망하기 어려워
EPS·ROE가 투자판단 지표
성장률 아닌 자본이익률 차이
기업 활동 글로벌로 확대되며
각 나라 경제성장률만으론
주식가치 분석·전망하기 어려워
EPS·ROE가 투자판단 지표
자산시장은 과거 진단과 미래 전망을 반복합니다. 지난 1년간 미국의 다우지수, 유럽 스톡스600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중국의 상하이지수는 모두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10% 이하 상승률을 기록한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나름 선전했다고 할 수 있지만 아쉬운 기록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관련 주가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더욱 큽니다. 그러나 IT주에 투자한 사람이라도 애플의 주가상승률이 88%에 달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삼성전자의 40% 수익률도 미미해 보일 겁니다.
2020년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상승률이 낮았던 우리나라 주가는 2020년에 더 많이 오를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는 애플 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주가상승률이 미미했던 이유로 지목된 것은 수출주도형 경제시스템인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더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대만증시의 25%에 가까운 상승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자유무역 시대에도, 보호무역 시대에도 항상 한국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미국, 유럽, 중국, 일본에 비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북분단, 지배구조, 단기투자 경향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미국, 유럽, 일본은 낮은 경제성장률에도 주가상승률이 왜 높았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미래도 제대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각 나라의 주가지수 상승률은 그 나라의 경제성장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경제성장률과 주가상승률의 지속적인 미스매치를 설명할 수도 없고, 올바르게 전망할 수도 없습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국가와 기업을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입니다. 주식시장은 상장된 주식회사, 즉 민간기업이 거래되는 곳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이미 기업들은 국가라는 범주를 넘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네슬레 삼성전자 도요타 등의 기업은 모두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런 대기업들의 활동은 각 나라의 경제성장률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더 핵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두 기업, 애플과 삼성전자로 국한해 분석해보겠습니다. 주가 변동성을 감안해 지난 5년간으로 기간을 늘려 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21%, 15%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는 삼성전자의 낮은 밸류에이션의 원인입니다.
주식회사는 영구 존속을 가정하기에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가 훨씬 중요합니다. 다만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력을 참고합니다. 성적표와 자기소개서는 사업보고서에 있고, 이 중 과거 성적은 재무제표에 수치로 기록돼 있습니다. 국가의 성적을 평가할 때 경제성장률을 사용한다면, 주식회사의 성적은 무엇으로 평가해야 할까요. ‘월가의 교장선생님’으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기업의 수익력(earning power)을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시했습니다. EPS는 당기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수익지표이며, ROE는 자기자본으로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PER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이익이 늘어난 만큼 증가해야 합니다. EPS 상승이 예상되면 다소 비싸게 주식을 사도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EPS가 상승할까, 얼마나 큰 폭으로 상승할까가 미래 전망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2020년 경제성장률은 얼마일까’가 아니라 ‘2020년 EPS는 얼마나 상승할까’가 주가 전망의 핵심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과 유사하다는 생각은 ‘경제성장률=매출액 증가율=영업이익 증가율=순이익 증가율’로 판단해왔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EPS 증가율은 ROE로 설명이 더 잘 됩니다. 기업은 돈을 벌고 이를 재투자하거나 배당합니다. 배당을 뺀 남은 부분이 미래를 위해 재투자되는 것이고, 이는 기업의 수익률인 ROE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기업의 장기성장률(SGR)은 유보율×ROE가 됩니다. 배당을 하지 않거나 미미하다면 기업의 장기성장률은 결국 ROE가 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평균 14.6%의 ROE를 기록했고, 애플은 45.1%의 ROE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비해 낮은 주가상승률, 낮은 PER을 기록한 핵심 이유는 바로 낮은 ROE에 있는 것입니다.
다시 국가 전체로 확장해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ROE 기록입니다.
수치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국내 상장기업들의 낮은 이익률이 낮은 주가상승률과 낮은 밸류에이션의 핵심 원인입니다. 제이슨 츠바이크는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투표기계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계”라고 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수급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력이라는 체중계에 의해 결정됩니다. 한국 증시가 2020년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익력이 상승해야 합니다. 새해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줄이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중은 과거 수준으로,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수준으로 무거워지길 기원합니다.
최일 < 이안금융교육 대표 >
2020년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상승률이 낮았던 우리나라 주가는 2020년에 더 많이 오를 수 있을까요. 삼성전자는 애플 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주가상승률이 미미했던 이유로 지목된 것은 수출주도형 경제시스템인 한국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더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 대만증시의 25%에 가까운 상승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자유무역 시대에도, 보호무역 시대에도 항상 한국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미국, 유럽, 중국, 일본에 비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남북분단, 지배구조, 단기투자 경향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미국, 유럽, 일본은 낮은 경제성장률에도 주가상승률이 왜 높았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해야 미래도 제대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각 나라의 주가지수 상승률은 그 나라의 경제성장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경제성장률과 주가상승률의 지속적인 미스매치를 설명할 수도 없고, 올바르게 전망할 수도 없습니다.
주식 투자에서는 국가와 기업을 분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입니다. 주식시장은 상장된 주식회사, 즉 민간기업이 거래되는 곳입니다. 글로벌 시대에 이미 기업들은 국가라는 범주를 넘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 네슬레 삼성전자 도요타 등의 기업은 모두 글로벌 기업입니다. 이런 대기업들의 활동은 각 나라의 경제성장률로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더 핵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두 기업, 애플과 삼성전자로 국한해 분석해보겠습니다. 주가 변동성을 감안해 지난 5년간으로 기간을 늘려 보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21%, 15%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는 삼성전자의 낮은 밸류에이션의 원인입니다.
주식회사는 영구 존속을 가정하기에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가 훨씬 중요합니다. 다만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이력을 참고합니다. 성적표와 자기소개서는 사업보고서에 있고, 이 중 과거 성적은 재무제표에 수치로 기록돼 있습니다. 국가의 성적을 평가할 때 경제성장률을 사용한다면, 주식회사의 성적은 무엇으로 평가해야 할까요. ‘월가의 교장선생님’으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기업의 수익력(earning power)을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시했습니다. EPS는 당기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수익지표이며, ROE는 자기자본으로 얼마의 수익을 냈는지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PER이 동일하다고 가정하면 주가는 이익이 늘어난 만큼 증가해야 합니다. EPS 상승이 예상되면 다소 비싸게 주식을 사도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EPS가 상승할까, 얼마나 큰 폭으로 상승할까가 미래 전망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2020년 경제성장률은 얼마일까’가 아니라 ‘2020년 EPS는 얼마나 상승할까’가 주가 전망의 핵심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과 유사하다는 생각은 ‘경제성장률=매출액 증가율=영업이익 증가율=순이익 증가율’로 판단해왔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EPS 증가율은 ROE로 설명이 더 잘 됩니다. 기업은 돈을 벌고 이를 재투자하거나 배당합니다. 배당을 뺀 남은 부분이 미래를 위해 재투자되는 것이고, 이는 기업의 수익률인 ROE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래서 기업의 장기성장률(SGR)은 유보율×ROE가 됩니다. 배당을 하지 않거나 미미하다면 기업의 장기성장률은 결국 ROE가 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5년간 평균 14.6%의 ROE를 기록했고, 애플은 45.1%의 ROE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비해 낮은 주가상승률, 낮은 PER을 기록한 핵심 이유는 바로 낮은 ROE에 있는 것입니다.
다시 국가 전체로 확장해보겠습니다. 아래 표는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의 ROE 기록입니다.
수치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국내 상장기업들의 낮은 이익률이 낮은 주가상승률과 낮은 밸류에이션의 핵심 원인입니다. 제이슨 츠바이크는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투표기계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계”라고 했습니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수급에 의해 영향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력이라는 체중계에 의해 결정됩니다. 한국 증시가 2020년 상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익력이 상승해야 합니다. 새해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줄이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중은 과거 수준으로,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수준으로 무거워지길 기원합니다.
최일 < 이안금융교육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