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2024년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래 산업에만 힘을 쏟고 있는 건 아니다. 기존 주력 분야였던 화학 소재와 생명과학 등 분야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른 성과도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미국화학학회(ACS)가 발간하는 전문잡지 C&EN이 지난해 선정한 ‘2018 글로벌 톱 50 화학 회사’에서 10위에 선정됐다. 영국 글로벌 브랜드 평가 전문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작년 발표한 ‘2019년 화학기업 TOP 10’ 보고서에서는 브랜드 가치 순위 4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가치에선 전통적 글로벌 화학회사인 듀폰보다 위에 자리했다.

LG화학은 기업 가치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동북아시아 지역을 넘어 신시장 개척에 적극 뛰어들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총 2조8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및 고부가 폴리올레핀(PO)을 각각 80만t 증설키로 했다. 동시에 충남 당진에는 미래 유망소재 양산 단지를 조성한다.

이런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올해 말까지 전체의 25% 비중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엘라스토머, 메탈로센계 고부가 PO, 고기능 합성수지, 차세대 고흡수성수지(SAP), 친환경 라텍스, 탄소나노튜브(CNT) 등의 제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생산해온 TV용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필름, 모바일용 중소형 OLED 공정용 보호필름 등 소재 제품은 다각화한다. 향후 플랫폼이 될 수 있는 모든 산업의 수요를 대비한 것이다. 접히고, 말아 감을 수 있는 폴더블·롤러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생명과학 부문에서는 ‘당뇨 및 연계질환’과 ‘면역·항암’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내다보고 빠르게 사업구조를 재편 중이다. 이들 분야를 신약 타깃 질환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업체와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G화학이 주목하는 해외 시장은 인도, 동남아, 중국 등이다. 이들 국가 시장을 선점해야 해외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배터리뿐 아니라 고강도 경량화 소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배터리 소재 등 영역에서도 시장지배적 위치를 굳히겠다는 목표다.

시장 개척 속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도 늘리고 있다. LG화학은 2018년 세계 1위 코발트 정련 회사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해 원재료에서부터 전구체 및 양극재, 배터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를 제작할 때 쓰이는 필수 소재 중 하나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