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업 성공을 위한 최고 자질은 끈기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않은 소년은 열네 살이 되던 해 집을 나섰다. 빈손으로 영국 런던에 간 그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청년이 됐다. 길거리에서 서브컬처 잡지인 ‘오즈’를 팔다 그 잡지의 아트디렉터에게 디자인을 배웠다. 스물넷엔 자신의 출판사를 설립하고 매킨토시 전문잡지 ‘맥유저’를 발행했다. 서른 살이 되던 해 퍼스널컴퓨터 카탈로그를 만드는 소매업체 마이크로웨어하우스를 공동 창립했다. 5년 후 이 회사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영국 출판사업가 펠릭스 데니스의 얘기다. 그는 마이크로웨어하우스를 연 매출 26억달러(약 3조원)의 회사로 키워 2000년 매각했다. 그가 세운 잡지 전문 출판사 데니스퍼블리싱은 주간지 ‘더위크’와 남성 잡지 ‘맥심’ 등 수십 종의 잡지를 찍어내고 있다.

《진짜 돈 버는 방법》은 펠릭스 데니스가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과 돈을 버는 원칙에 대해 쓴 책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영국 최고의 부자 100인’에 이름을 올린 그는 책에서 부를 추구하는 동기부터 회사에서 독립해 자본금을 마련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까지 상세히 조언한다. 88개 항목으로 나눠 항목당 2~3쪽으로 간략히 서술한 덕에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책을 끝까지 다 훑어도 부자가 되는 ‘비밀 공식’은 없다. 저자는 “당신이 법치주의 국가에 살고 평균 수준의 지성을 갖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다면 어떤 것도 당신이 돈 버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다만 정말 돈을 벌고 싶은지, 성공하기 전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자신감과 통찰력, 집중력, 절제력 등 성공의 기반이 되는 자질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저자는 “어떤 자질도 끈기를 이길 수는 없다”며 “타고났든 습득했든 흉내를 냈든 끈기가 다른 모든 자질을 뛰어넘는다”고 강조한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과 총자산을 기준으로 부의 정도를 구분하는 기준을 부록으로 제공한다. 책은 막연히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은 이들이 실제로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짠 뒤 몸을 움직이도록 자극한다.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으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 (도지영 옮김, 크로스북스, 272쪽, 1만4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