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실수와 결정력…김학범호, 중국 격파에도 '가득한 아쉬움'

경기 내용은 압도하고도 중국에 1-0 '진땀승'

극적인 승리였지만 아쉬움도 가득 남는 경기였다.

원인은 경기의 흐름을 끊는 잔 실수와 '2% 부족한' 결정력이었다.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9일 태국 송클라의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이동준(부산)의 극장골이 터지면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기록, 이날 1-1로 비긴 우즈베키스탄과 이란(이상 승점 1)을 따돌리고 선두로 나섰다.

김학범호는 중국을 상대로 193㎝의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상주)을 원톱으로 좌우 날개에 김대원(대구)과 엄원상(광주)을 배치한 4-1-4-1 전술을 가동했다.

여기에 공격형 미드필더에 김동현(성남)과 이동경(울산)을 배치하는 공격 축구로 중국 공략에 나섰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4분 만에 이동경의 왼발 슛이 골키퍼 정면을 향했고, 전반 14분 오세훈의 헤딩슛은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22분 김대원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골키퍼 펀칭에 막혔다.

세 차례 모두 득점에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모두 골키퍼 정면을 향하며 2% 부족한 결정력의 아쉬움을 남겼다.

기대했던 골이 나오지 않자 선수들도 급해지기 시작했다.

전반 31분에는 공격 진영에서 스로인했지만 서로 사인이 맞지 않아 공격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전반 33분에는 수비 진영에서 패스 실수가 나와 상대에 공격권을 내주기도 했다.

특히 공중볼 상황에서 세컨드 볼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도 공격의 흐름을 깨는 역할을 했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강윤성(제주)이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크로스를 올렸지만 오세훈의 머리를 향하지 못했다.

오세훈 역시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 수비수를 등지고 패스를 받으려 했지만 볼 터치가 좋지 않았다.

전반 41분 부상 선수 때문에 잠시 경기가 중단되자 김학범 감독은 오세훈을 터치라인 쪽으로 호출해 볼을 잡을 때 자세를 교정해주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에 김진규, 이동준(이상 부산),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차례로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답답함은 이어졌다.

후반 중반부터 역습을 노리며 수비를 강화한 중국의 전술에 막힌 한국은 오세훈을 활용한 포스트 플레이가 실종되며 골 기회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김학범호가 기다리던 결승골이 후반 추가시간 이동준의 발끝에서 나왔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선수로 들어간 김진규와 후반 13분 투입된 이동준 등 '부산 듀오'가 찰떡궁합으로 해결했다.

김진규가 오른쪽 페널티지역 뒷공간으로 침투한 이동준에게 전진 패스를 해줬고, 이동준이 수비수를 제친 뒤 왼발로 반대쪽 골문을 보고 침착하게 차 넣어 결승골을 뽑았다.

자칫 0-0으로 끝날 뻔한 경기에서 극적으로 1-0 승리를 따냈지만 김학범호는 12일 이란과 2차전을 앞두고 결정력 끌어올리기가 숙제로 남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