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지키는 사람들] "인강 1.5배속으로 틀어놓고 매일 밤 12시까지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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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장교에서 경찰관으로 변신한 김지환 경장
“대학시절, 나태해진 나 자신을 바꾸고 싶어 해병대 장교로 지원했어요. 7년 간 해병대 장교로서 복무를 끝내고 이제는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관으로 최선을 다 해야죠.(웃음)”
김지환 경장은 올 4월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새내기 경찰이다. 실습기간인 현재 지구대와 경찰서를 오가며 업무를 몸에 익히고 있는 그는 하루라도 빨리 부서배치를 받고 싶다는 바람뿐이다. 김 씨는 경찰 출신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이버범죄의 뿌리를 뽑겠다는 강한 포부를 내비쳤다.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2018년 12월말부터 4월까지 4개월 간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마친 후 올 4월 29일에 임용됐다. 교육 4개월, 실습 4개월을 받은 뒤 근무부서에 배치되는데 현재는 실습기간이라 현재 오산경찰서 오산지구대에서 실습근무 중이다.”
▶실습 기간에는 어떤 일을 하나.
“지구대 근무에 편성이 돼 선배들과 함께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일을 처리한다.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치안 유지와 각종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출동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지구대 이후 실습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경찰서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경제과 등에서 실습이 예정돼 있다. 실습이 끝난 이후에는 사이버수사팀으로 배치돼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기나 모욕·명예훼손 등의 범죄를 예방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해병대 장교로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
“대학 때 너무 나태하게 지내왔던 나 자신을 바꾸고 싶었다. 군인 중에 그래도 가장 멋있어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에 해병대 장교를 선택하게 됐다. 군대 가기 전에도 해병대 훈련이 힘들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걱정은 됐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가서인지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군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김포 최전방에서 근무할 땐 조금 힘들었다. 통신장교라 항상 대기태세를 유지해야 했다. 14군데가 넘는 숙영지 및 전방 초소 간 통신망을 유지해야 돼서 밤낮, 주말 없이 긴장하면서 생활했다. 포항 근무 땐 훈련이 많고, 강도도 높아 힘들었지만 장교라는 자부심으로 버텼다.”
▶군 생활 중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면 언제였나.
“전역식 날 지휘관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는데, 전역해서 너무 아쉽다고 하시더라. 그동안 열심히 해줘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그동안의 군 생활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경찰공무원으로 실습기간이지만 해병대에서의 7년이 힘이 많이 된다.”
▶해병대 전역 후 경찰공무원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사실 군 생활을 더 하고 싶어 장기복무신청을 했는데 떨어졌다. 통신병과가 일 년에 한 두 명 정도 뽑아 경쟁이 치열했다. 전역 날짜가 확정되고 나니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 군 병과였던 정보통신 경력을 살려 군무원에 도전했는데 아쉽게 떨어졌다. 그러던 중 경찰공무원 사이버수사 경력직 채용공고를 보고 준비하게 됐다. 아버지도 경찰이셔서 어려서부터 경찰이라는 직업이 친숙하기도 했고, 운 좋게 준비했던 전산직 공무원과 시험과목이 거의 비슷해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만큼 준비도 치열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전역 날짜가 확정되고 남아있던 군 생활이 8개월이었다. 그때부터 퇴근 후 주말을 이용해 매일 밤 12시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전역 전 2개월은 전직교육기간으로 주어져 출근하지 않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남들에 비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터라 인터넷 강의를 1.5배속으로 시청하면서 공부량을 늘리기도 했다. 그리고 필기시험 보기 전까지 날짜를 계산해서 매일 공부해야 하는 과목의 범위를 정해 항상 목표치 이상을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체력시험과 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필기시험 준비기간이 워낙 짧다보니 체력시험 준비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체력은 시험 한 달을 남겨두고 준비했다. 군에서 전투체력을 하긴 하지만 매일 앉아만 있어서인지 처음엔 체력이 안 따라줘서 힘들더라. 그래서 매일 운동하면서 체력을 길렀다. 면접을 앞두곤 면접 관련 서적을 3권 구입해 면접서 나올 예상 질문과 모범답안, 그리고 토론주제를 연습했다. 그리고 답변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면서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 것 같다.
“매일 공부해야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스트레스가 나를 힘들게 했다. 전산직 공무원 시험에서 한 문제 차이로 불합격이 되고, 경찰공무원 시험도 한번 낙방했었다. 그 이후로 공부를 하면서도 부담과 불안함이 있었지만 경찰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버텼다.”
▶경찰공무원의 장점이 있다면.
“군 경력이 호봉으로 반영된다. 일반 공채로 들어오면 순경부터 시작하는데, 경력직은 경장부터다. 일반 공무원도 준비했지만 경찰공무원이 훨씬 멋있어 보이는 매력이 있다.(웃음)”
▶경력직 채용 시기는 언제인가.
“일 년에 한번, 하반기에 치러진다. 2018년 하반기에는 사이버수사분야 경력직에 전국 87명이 합격했다.”
▶사이버수사분야 경력직은 보통 군 출신이 지원을 많이 하는 편인가.
“다양하다. 군 출신도 지원할 수 있고, 일반 IT기업에서 4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지원 가능하다. 2018년에 합격한 동기들을 보면 군 출신보다 일반기업 출신들이 더 많았다. 일반 회사에 다닌 경력도 호봉으로 반영되는 이점이 있다.”
▶좌우명이 있나.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이다. 군무원 시험에 아쉽게 떨어지고 경찰공무원 시험은 한 달의 준비기간 밖에 없어 시작하기도 전에 그냥 포기할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결과가 합격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찰공무원으로서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사이버수사분야의 업무를 빨리 익혀 범죄를 예방하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경찰이 되고 싶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의 한마디 해 달라.
“경찰공무원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사이버수사분야가 있는 줄 몰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관심 있는 분야는 여러 방면으로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사이버수사 인력을 많이 늘리고 있는 추세라 좋은 기회다.”
잡앤조이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김지환 경장은 올 4월 경찰공무원으로 임용된 새내기 경찰이다. 실습기간인 현재 지구대와 경찰서를 오가며 업무를 몸에 익히고 있는 그는 하루라도 빨리 부서배치를 받고 싶다는 바람뿐이다. 김 씨는 경찰 출신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이버범죄의 뿌리를 뽑겠다는 강한 포부를 내비쳤다.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2018년 12월말부터 4월까지 4개월 간 중앙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마친 후 올 4월 29일에 임용됐다. 교육 4개월, 실습 4개월을 받은 뒤 근무부서에 배치되는데 현재는 실습기간이라 현재 오산경찰서 오산지구대에서 실습근무 중이다.”
▶실습 기간에는 어떤 일을 하나.
“지구대 근무에 편성이 돼 선배들과 함께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해 일을 처리한다. 지역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치안 유지와 각종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출동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지구대 이후 실습 스케줄은 어떻게 되나.
“경찰서 형사과, 여성청소년과, 경제과 등에서 실습이 예정돼 있다. 실습이 끝난 이후에는 사이버수사팀으로 배치돼 사이버 공간에서의 사기나 모욕·명예훼손 등의 범죄를 예방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해병대 장교로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
“대학 때 너무 나태하게 지내왔던 나 자신을 바꾸고 싶었다. 군인 중에 그래도 가장 멋있어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에 해병대 장교를 선택하게 됐다. 군대 가기 전에도 해병대 훈련이 힘들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걱정은 됐지만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가서인지 포기하지 않고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군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김포 최전방에서 근무할 땐 조금 힘들었다. 통신장교라 항상 대기태세를 유지해야 했다. 14군데가 넘는 숙영지 및 전방 초소 간 통신망을 유지해야 돼서 밤낮, 주말 없이 긴장하면서 생활했다. 포항 근무 땐 훈련이 많고, 강도도 높아 힘들었지만 장교라는 자부심으로 버텼다.”
▶군 생활 중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면 언제였나.
“전역식 날 지휘관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는데, 전역해서 너무 아쉽다고 하시더라. 그동안 열심히 해줘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그동안의 군 생활이 헛되지는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경찰공무원으로 실습기간이지만 해병대에서의 7년이 힘이 많이 된다.”
▶해병대 전역 후 경찰공무원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사실 군 생활을 더 하고 싶어 장기복무신청을 했는데 떨어졌다. 통신병과가 일 년에 한 두 명 정도 뽑아 경쟁이 치열했다. 전역 날짜가 확정되고 나니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 되더라. 군 병과였던 정보통신 경력을 살려 군무원에 도전했는데 아쉽게 떨어졌다. 그러던 중 경찰공무원 사이버수사 경력직 채용공고를 보고 준비하게 됐다. 아버지도 경찰이셔서 어려서부터 경찰이라는 직업이 친숙하기도 했고, 운 좋게 준비했던 전산직 공무원과 시험과목이 거의 비슷해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만큼 준비도 치열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
“전역 날짜가 확정되고 남아있던 군 생활이 8개월이었다. 그때부터 퇴근 후 주말을 이용해 매일 밤 12시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전역 전 2개월은 전직교육기간으로 주어져 출근하지 않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남들에 비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터라 인터넷 강의를 1.5배속으로 시청하면서 공부량을 늘리기도 했다. 그리고 필기시험 보기 전까지 날짜를 계산해서 매일 공부해야 하는 과목의 범위를 정해 항상 목표치 이상을 공부하는 습관을 들였다.”
▶체력시험과 면접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필기시험 준비기간이 워낙 짧다보니 체력시험 준비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체력은 시험 한 달을 남겨두고 준비했다. 군에서 전투체력을 하긴 하지만 매일 앉아만 있어서인지 처음엔 체력이 안 따라줘서 힘들더라. 그래서 매일 운동하면서 체력을 길렀다. 면접을 앞두곤 면접 관련 서적을 3권 구입해 면접서 나올 예상 질문과 모범답안, 그리고 토론주제를 연습했다. 그리고 답변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면서 힘들었을 때도 있었을 것 같다.
“매일 공부해야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스트레스가 나를 힘들게 했다. 전산직 공무원 시험에서 한 문제 차이로 불합격이 되고, 경찰공무원 시험도 한번 낙방했었다. 그 이후로 공부를 하면서도 부담과 불안함이 있었지만 경찰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버텼다.”
▶경찰공무원의 장점이 있다면.
“군 경력이 호봉으로 반영된다. 일반 공채로 들어오면 순경부터 시작하는데, 경력직은 경장부터다. 일반 공무원도 준비했지만 경찰공무원이 훨씬 멋있어 보이는 매력이 있다.(웃음)”
▶경력직 채용 시기는 언제인가.
“일 년에 한번, 하반기에 치러진다. 2018년 하반기에는 사이버수사분야 경력직에 전국 87명이 합격했다.”
▶사이버수사분야 경력직은 보통 군 출신이 지원을 많이 하는 편인가.
“다양하다. 군 출신도 지원할 수 있고, 일반 IT기업에서 4년 정도 근무한 경력이 있으면 지원 가능하다. 2018년에 합격한 동기들을 보면 군 출신보다 일반기업 출신들이 더 많았다. 일반 회사에 다닌 경력도 호봉으로 반영되는 이점이 있다.”
▶좌우명이 있나.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이다. 군무원 시험에 아쉽게 떨어지고 경찰공무원 시험은 한 달의 준비기간 밖에 없어 시작하기도 전에 그냥 포기할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결과가 합격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경찰공무원으로서 앞으로의 포부가 있다면.
“사이버수사분야의 업무를 빨리 익혀 범죄를 예방하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경찰이 되고 싶다.”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의 한마디 해 달라.
“경찰공무원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사이버수사분야가 있는 줄 몰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관심 있는 분야는 여러 방면으로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사이버수사 인력을 많이 늘리고 있는 추세라 좋은 기회다.”
잡앤조이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