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범 몬스터큐브 대표
유재범 몬스터큐브 대표
"현재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은 투자나 펀딩, 거래소에만 사람이 몰려요. 실생활에서는 쓰임새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누군가는 실생활 암호화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7일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유재범 몬스터큐브 대표(사진)는 암호화폐 시장이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 없이 투자 측면에만 집중된 경향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1999년 첫 창업을 시작으로 20여년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현재는 국내 1위 맛집 애플리케이션(앱) '시럽테이블'을 SK플래닛으로부터 인수해 운영하는 몬스터큐브를 이끌고 있다.

몬스터큐브는 시럽테이블 앱에 암호화폐 결제를 접목해 '소다플레이'라는 디앱(DApp·탈중앙화 앱)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잘나가던 시럽테이블 앱을 암호화폐 결제 앱으로 탈바꿈시키는 이유가 궁금했다.

- 소다플레이 플랫폼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

"암호화폐가 4차산업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실생활에 사용될 준비는 아직 부족하다. 투자나 펀딩 쪽에만 99% 이상 리소스가 몰린 기형적인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 암호화폐가 사용되도록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 소다플레이를 만들게 됐다."

- 어떻게 암호화폐를 실생활에 접목시킬 생각인지.

"우선 관련 인프라를 먼저 까는 게 관건이다. 누적 다운로드 1800만회의 시럽테이블을 인수해 소다플레이 디앱으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 기존 시럽테이블이나 다른 암호화폐 결제앱과는 무슨 차이가 있나.

"소다플레이는 맛집에만 초점을 뒀던 시럽테이블과 달리 일상생활 결제 서비스 전반에 쓰인다. 기존에 암호화폐 결제 플랫폼을 표방하는 프로젝트를 보면 오직 자신들이 개발한 코인만 사서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 누가 쓰겠나. 실제 유저가 많은 건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인데 말이다. 소다플레이는 다르다. 다양한 종류의 암호화폐를 모두 결제에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표방한다."
유재범 몬스터큐브 대표
유재범 몬스터큐브 대표
- 아직 시럽테이블에서 많은 유저가 소다플레이로 넘어오진 않은 듯한데.

"현재는 1000명 정도 베타테스터들 대상으로만 운영해보고 있다. 한 달 뒤 시럽테이블에서 본격 업데이트한 뒤 소다플레이로 통합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모 대기업 핀테크 앱과도 페어링(연동)을 준비 중이어서 보다 많은 회원들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 결제 기능을 부각시킨 것 같다.

"실시간 환전 방식이다. 빗썸·업비트 등 암호화폐 거래소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결제 시점에 각각의 거래소 시세에 맞춰서 환전이 이뤄진다. 결제 대금을 받는 쪽에선 암호화폐 시세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덜고 암호화폐 결제를 할 수 있다."

- 결제 기능만 집중했다고 보면 되나.

"결제 기능에 더해 위치 기반 증강현실(AR) 기능을 넣었다. 유저들은 '포켓몬 고'를 하듯 다양한 장소에서 QR 코드를 찾아 찍거나 광고를 시청해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받을 수 있다. 광고주는 원하는 위치에 광고를 등록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해당 위치를 찾아가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등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게 했다."

- 소다플레이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가령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소다플레이만 깔면 모든 의식주가 해결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우선 중국계 거래소 코인들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다양한 해외 코인들을 소다플레이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소다플레이 영어·중국어 버전 등을 개발해 커버리지를 확대해나갈 것이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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