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2~4호기 '가동 중단'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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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저장 '맥스터'
원안委, 6對2로 증설 승인
원안委, 6對2로 증설 승인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의 사용후 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이 추가 건설된다. 사용후 핵연료 포화로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던 월성 2~4호기의 지속 운영이 가능해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제113회 회의를 열어 ‘월성 1~4호기 사용후 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건설안’을 표결 끝에 재적 위원 8명 중 찬성 6명, 반대 2명으로 의결했다. 원안위는 앞서 작년 11월 한 차례 이 안건을 상정했다가 추가 자료 보완을 이유로 의결을 보류했었다. 원안위는 “해당 부지 현장점검 등을 거친 결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이를 승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용후 핵연료는 원전 원자로에서 연료로 쓰고 남은 물질이다. 열을 식히기 위해 우선 습식저장시설에 보관한 뒤 맥스터와 같은 건식저장시설로 옮긴다. 작년 9월 기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본부의 맥스터 저장률은 93.66%에 달했다. 맥스터 추가 증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11월에 완전 포화 상태에 이르고 월성 2~4호기를 멈춰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맥스터 증설을 위한 공사기간만 19개월가량 소요된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전력수급 차질 우려에…월성 원전 '맥스터' 뒤늦게 증설 허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변경허가안을 신청한 지 약 4년 만인 10일 의결했다.
이날 안건은 재적위원 8명 중 찬성 6표, 반대 2표로 통과됐다. 위원 중 엄재식 위원장,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이경우·이병령·장찬동 위원은 전력수급 안정성 등을 이유로 맥스터 증설을 허가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김호철·진상현 위원은 사고관리계획서 등을 추가로 살핀 뒤 심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3시간여 논의 끝에도 위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표결로 결론을 냈다. 엄 위원장은 “정부법무공단에 법률 검토를 의뢰한 결과 사고관리계획서 검토는 이번 심의와 별개라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맥스터 7기 증설 결정으로 월성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시점이 8년가량 미뤄지게 됐다. 월성 4호기 설계수명이 끝나는 2029년까지 월성 2~4호기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초 한수원은 맥스터 14기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 뒤 설계까지 완료했지만 시급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7기만 먼저 건설했다.
한수원이 “원전 가동을 위해선 꼭 필요하다”며 원안위에 맥스터 증설을 신청한 건 2016년 4월이다. 그해 경주 지진이 발생했고 이듬해 ‘탈(脫)원전’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안전성 검토 등을 이유로 원안위가 3년여간 안건을 상정하지 않자 “탈원전 정책 때문”이란 지적이 쏟아졌지만 원안위는 요지부동이었다.
원안위 심의가 미뤄지는 사이 월성 원전은 포화 직전까지 다다랐다. 원자력계는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시설이 없으면 원전을 멈춰 세워야 한다”며 “정부가 탈원전을 위해 일부러 저장시설을 짓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원안위는 작년 11월 제111회 회의에서 처음으로 맥스터 증설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토 결과를 보고받았다. 하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일부 위원의 의견으로 의결이 보류됐다. 작년 말 열린 제112회 회의에선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은 채 월성 1호기 영구정지만 가결했다.
원안위가 결국 맥스터 증설을 의결한 것은 월성 2~4호기가 멈출 경우 국내 전력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월성 2~4호기가 한 해 생산하는 전력은 2018년 기준 136억㎾h다. 대구·경북 전력소비량의 22.1%에 해당하는 양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제113회 회의를 열어 ‘월성 1~4호기 사용후 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건설안’을 표결 끝에 재적 위원 8명 중 찬성 6명, 반대 2명으로 의결했다. 원안위는 앞서 작년 11월 한 차례 이 안건을 상정했다가 추가 자료 보완을 이유로 의결을 보류했었다. 원안위는 “해당 부지 현장점검 등을 거친 결과 안전성을 확인하고 이를 승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용후 핵연료는 원전 원자로에서 연료로 쓰고 남은 물질이다. 열을 식히기 위해 우선 습식저장시설에 보관한 뒤 맥스터와 같은 건식저장시설로 옮긴다. 작년 9월 기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본부의 맥스터 저장률은 93.66%에 달했다. 맥스터 추가 증설이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11월에 완전 포화 상태에 이르고 월성 2~4호기를 멈춰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맥스터 증설을 위한 공사기간만 19개월가량 소요된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전력수급 차질 우려에…월성 원전 '맥스터' 뒤늦게 증설 허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원전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변경허가안을 신청한 지 약 4년 만인 10일 의결했다.
이날 안건은 재적위원 8명 중 찬성 6표, 반대 2표로 통과됐다. 위원 중 엄재식 위원장,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이경우·이병령·장찬동 위원은 전력수급 안정성 등을 이유로 맥스터 증설을 허가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김호철·진상현 위원은 사고관리계획서 등을 추가로 살핀 뒤 심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3시간여 논의 끝에도 위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표결로 결론을 냈다. 엄 위원장은 “정부법무공단에 법률 검토를 의뢰한 결과 사고관리계획서 검토는 이번 심의와 별개라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맥스터 7기 증설 결정으로 월성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시점이 8년가량 미뤄지게 됐다. 월성 4호기 설계수명이 끝나는 2029년까지 월성 2~4호기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초 한수원은 맥스터 14기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 뒤 설계까지 완료했지만 시급성과 경제성을 이유로 7기만 먼저 건설했다.
한수원이 “원전 가동을 위해선 꼭 필요하다”며 원안위에 맥스터 증설을 신청한 건 2016년 4월이다. 그해 경주 지진이 발생했고 이듬해 ‘탈(脫)원전’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안전성 검토 등을 이유로 원안위가 3년여간 안건을 상정하지 않자 “탈원전 정책 때문”이란 지적이 쏟아졌지만 원안위는 요지부동이었다.
원안위 심의가 미뤄지는 사이 월성 원전은 포화 직전까지 다다랐다. 원자력계는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시설이 없으면 원전을 멈춰 세워야 한다”며 “정부가 탈원전을 위해 일부러 저장시설을 짓지 않으려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원안위는 작년 11월 제111회 회의에서 처음으로 맥스터 증설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검토 결과를 보고받았다. 하지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일부 위원의 의견으로 의결이 보류됐다. 작년 말 열린 제112회 회의에선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은 채 월성 1호기 영구정지만 가결했다.
원안위가 결국 맥스터 증설을 의결한 것은 월성 2~4호기가 멈출 경우 국내 전력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월성 2~4호기가 한 해 생산하는 전력은 2018년 기준 136억㎾h다. 대구·경북 전력소비량의 22.1%에 해당하는 양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