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핵연료 16만8천 다발 저장공간 확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0일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 7기 추가 건설을 결정하면서 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 16만8천 다발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통상적으로 건설에 19개월, 인허가에 3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즉시 공사에 착수한다면 내년에는 맥스터 7기가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수원이 지난 2010년부터 운영해 온 맥스터가 2021년 11월 포화가 되면 월성 2∼4호기가 모두 정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이런 사태는 막을 수 있게 됐다.

송종순 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맥스터 증설이 안 되면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해도 저장할 수가 없어 원전 가동을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 있었지만, 이제 원전 운영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김경수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장(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맥스터 증설은 원전의 안전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이번 결정은 당연한 것"이라며 "월성 원전 외에 다른 원전에도 건식저장시설 구축이 필요한데, 여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맥스터 건설 허가로 월성 2~4호기 가동중단 위기 피했다"
"맥스터 건설 허가로 월성 2~4호기 가동중단 위기 피했다"
현재 월성 원전 부지에는 총 33만 다발의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건식저장시설이 구축돼 있다.

건식저장시설은 공기로 사용후핵연료의 열을 식히는 공간이다.

원자로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는 우선 습식저장시설에서 물로 열을 식히게 된다.

3~5년 뒤 어느 정도 열이 식으면 콘크리트로 만든 건식저장시설로 옮겨진다.

월성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은 지름 3m, 높이 6.5m의 원통 형태의 '캐니스터'와 길이 21.9m, 폭 12.9m, 높이 7.6m의 직육면체 모양 '맥스터' 두 가지다.

맥스터는 캐니스터 보다 연료를 촘촘하게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월성 부지 내 캐니스터는 한 기에 540다발을 보관할 수 있는 반면, 맥스터 한 기에는 2만4천다발이 들어간다.
"맥스터 건설 허가로 월성 2~4호기 가동중단 위기 피했다"
월성 원전에는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캐니스터가 300기 들어섰고 2007년부터 2009년부터 맥스터가 7기 건설됐다.

캐니스터 300기에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16만2천만 다발이 차 포화상태고, 맥스터 7기에는 지난해 9월 기준 15만6천480만 다발이 저장돼 저장률이 93.1%를 기록했다.
"맥스터 건설 허가로 월성 2~4호기 가동중단 위기 피했다"
캐니스터와 맥스터는 어디까지나 원전 부지 안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하는 시설이다.

임시 보관 시설에서 사용후핵연료를 옮겨,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최종 처분장이 필요한데, 아직 이런 처분장은 국내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선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2018년 '고준위방폐물 관리정책 재검토준비단'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주관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를 꾸렸으나 구성원 간 갈등을 겪으며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맥스터 건설 허가로 월성 2~4호기 가동중단 위기 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