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한국경제 DB)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사진=한국경제 DB)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확대하고 경영 참여를 선언했다.

반도건설의 한진칼 보유지분율은 8%대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율보다 높아졌다.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향후 반도건설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건설의 자회사인 대호개발은 10일 특별관계자인 한영개발, 반도개발과 함께 보유한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이 종전 6.28%에서 8.28%로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장내매수로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반도건설의 한진칼 보유지분은 조 회장 지분(6.52%)을 넘어섰다.

대호개발은 또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

반도건설은 지분 보유 목적에 대해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 및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주로 관련 행위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연합뉴스
자본시장법상 회사 경영 관련 사항에는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정관변경, 배당 결정 등이 포함된다.

최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추가 지분 확대 의사를 밝힌 만큼 반도건설은 3월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전망이다. 단일주주로는 한진그룹 일가의 경영권을 꾸준히 위협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17.29%)와 총수일가의 백기사로 간주되는 델타항공(10.0%)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수일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조 회장(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비슷한 수준이다.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하면 총 28.94%다.

재계 안팎에서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요 주주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불거진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이 고문 간 갈등 상황에서 반도건설의 역할도 관심사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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