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관광'의 해가 되기를
1980년 마닐라 관광총회는 최초로 ‘관광 접근성’을 소개했다. 장애인을 포함해 모두가 접근 가능한 관광을 만들자는 취지의 선언이었다. 세계관광기구(UNWTO) 역시 각 국가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관광지, 관광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국은 2014년 ‘관광진흥법’에서 장애인과 취약계층의 관광 활동 장려 및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신설했다. 하지만 유럽, 북미, 일본에 비해 관광 약자에 대한 준비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관광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영유아, 임산부, 고령자 등 관광 약자를 포함해 모두가 관광 활동을 가능하게 하자는 정책이다. 따라서 접근 가능한 관광은 ‘모두를 위한 관광(tourism for all)’이라 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관광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행복권으로서 관광의 권리가 모두에게 인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생태환경 보호에 엄격한 미국에서조차 버지니아의 유명한 루레이 동굴(Luray Caverns)에 휠체어로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무장애 코스를 조성해놨다. 장애가 관광 활동에 제약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관광 대상과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장애인과 고령자를 포함한 관광 약자는 2018년 기준 1062만9766명으로 전체 인구의 20.5%에 달하고, 2045년에는 고령자 수로만 전체 인구의 37%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고령화 추세는 관광 약자 수요를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셋째, 고품격 관광시장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비장애인이 평균 2.9일 숙박하는 데 비해 장애인은 3.3일 숙박했고, 평균 지출액도 더 높은 편이었다. 관광 약자는 가족 등 동반자와 함께 여행하는 경향이 높으며 비교적 잘 갖춰진 고급 숙박 시설과 음식점을 이용한다.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한국 관광이 질적으로 한 단계 성숙하면 좋겠다. 상품, 서비스, 산업 구조의 혁신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모두를 위한 관광’이 되기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