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中' 차이잉원, 대만총통 재선…中에 "독립국가로 인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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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벗어나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사진)이 지난 11일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인 차이 총통은 817만231표(57.1%)를 얻어 552만2119표(38.6%)에 그친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시장을 264만여 표 차이로 누르고 임기 4년의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대만 역사상 총통 선거에서 800만 표가 넘는 득표를 기록한 건 차이 총통이 처음이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대만 국민은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받으면 자신들의 결의를 더 크게 외친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외부 위협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양안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하루빨리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진당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의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집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113개 의석 중 민진당이 61석, 국민당은 38석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군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가져갔다.
외신들은 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이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압박한 여파라고 풀이했다. 미국 CNBC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차이 총통의 재선을 도와준 꼴”이라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의 재선으로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 구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결과로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美 "대만은 민주주의 일원" vs 中 "내정문제 간섭말라"
지난 11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재선에 성공하자 미국과 중국은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부딪쳤다. 미국은 “대만은 민주주의의 일원”이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대만은 내정(內政) 문제”라며 간섭하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차이 총통의 재선 소식이 알려진 뒤 성명을 내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대만 국민이 탄탄한 민주주의 체계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대만은 단순한 동반자가 아니다”며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국제적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더욱 강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등 해외 국가가 차이 총통의 당선을 축하한 것을 두고 “대만 선거는 중국 지방의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의 행동은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관련국이 앞으로 대만 문제를 두고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차이 총통이 ‘대만 독립’이라는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선거 때만 되면 양안 관계의 긴장을 높이고 중국 대륙에 대한 민중의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이 민주진보당의 선거 방식”이라며 “독립을 목표로 하는 차이 총통과 민진당의 극단적 생각이 대만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선거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기 위해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린잉위 대만 국립중정대 교수는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선거 다음 날인 12일 홍콩에서는 직선제 도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홍콩 시민 3만6000여 명이 참여해 “대만처럼 완전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홍콩 정부가 9월 입법회 선거 때까지 직선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집권 민주진보당 후보인 차이 총통은 817만231표(57.1%)를 얻어 552만2119표(38.6%)에 그친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시장을 264만여 표 차이로 누르고 임기 4년의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대만 역사상 총통 선거에서 800만 표가 넘는 득표를 기록한 건 차이 총통이 처음이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대만 국민은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받으면 자신들의 결의를 더 크게 외친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외부 위협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양안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하루빨리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진당은 함께 치러진 입법위원(의회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집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전체 113개 의석 중 민진당이 61석, 국민당은 38석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군소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가져갔다.
외신들은 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이 압도적 표차로 재선에 성공한 것은 중국이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압박한 여파라고 풀이했다. 미국 CNBC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차이 총통의 재선을 도와준 꼴”이라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의 재선으로 시 주석의 ‘중국몽(中國夢)’ 구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결과로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美 "대만은 민주주의 일원" vs 中 "내정문제 간섭말라"
지난 11일 치러진 대만 대선에서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재선에 성공하자 미국과 중국은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부딪쳤다. 미국은 “대만은 민주주의의 일원”이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대만은 내정(內政) 문제”라며 간섭하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차이 총통의 재선 소식이 알려진 뒤 성명을 내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대만 국민이 탄탄한 민주주의 체계의 힘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대만은 단순한 동반자가 아니다”며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국제적 가치를 공유하는 민주주의 국가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더욱 강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썼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등 해외 국가가 차이 총통의 당선을 축하한 것을 두고 “대만 선거는 중국 지방의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의 행동은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관련국이 앞으로 대만 문제를 두고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차이 총통이 ‘대만 독립’이라는 목표를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선거 때만 되면 양안 관계의 긴장을 높이고 중국 대륙에 대한 민중의 두려움을 조장하는 것이 민주진보당의 선거 방식”이라며 “독립을 목표로 하는 차이 총통과 민진당의 극단적 생각이 대만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번 선거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기 위해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린잉위 대만 국립중정대 교수는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 선거 다음 날인 12일 홍콩에서는 직선제 도입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홍콩 시민 3만6000여 명이 참여해 “대만처럼 완전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홍콩 정부가 9월 입법회 선거 때까지 직선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