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속에서도 안정적 수익을 내는 상품을 중심으로 국내 헤지펀드 순자산이 크게 늘었다. 작년 말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자 ‘롱온리(주식 매수 후 보유)’ 전략 펀드도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헤지펀드 3057개는 2019년 평균 6.2%의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코스피지수 상승률(7.7%)에는 다소 못 미치는 성적이다. 하지만 국내 헤지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10조9100억원 늘면서 34조53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채권 및 멀티전략 펀드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덩치' 키운 헤지펀드, 수익률은 코스피 못미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채권전략 펀드인 ‘미래에셋스마트Q아비트라지플러스’ 펀드는 지난해 순자산이 1977억원 늘면서 전체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작년 말 기준 순자산은 2102억원에 달했다. 신용등급 ‘AAA’ 이상 우량채권을 대상으로 채권차익거래 등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NH헤지자산운용의 ‘NH앱솔루트리턴’ 펀드도 지난해 1524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단일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순자산 7090억원)다. 메자닌, 비상장주식, 해외 투자 등 투자 대상과 전략에 제한이 없는 멀티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작년 연간 수익률도 8.9%에 달한다. 이동훈 NH헤지자산운용 대표는 “올해 국내 헤지펀드 가운데 처음 1조원 규모로 키워 해외 기관투자가의 투자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익률이 두드러졌던 헤지펀드 전략으로는 롱온리가 꼽힌다. 롱온리 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2%에 달했다. 작년 말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디에스자산운용의 대표적 롱온리 시리즈 펀드인 ‘디에스 수(秀)’의 지난해 수익률은 38.0%를 기록했다. 자산 대부분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면서 일부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종목, 채권 등에 투자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