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아파트 상가, 입주 3년 지나도 '공실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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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배후수요에도 고전
경희궁자이 25%가 '빈 상가'
헬리오시티도 절반만 입주
임대료 최대 40% 이상 떨어져
공급과잉에 주52시간 등 영향
경희궁자이 25%가 '빈 상가'
헬리오시티도 절반만 입주
임대료 최대 40% 이상 떨어져
공급과잉에 주52시간 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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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단지 내 상가도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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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반찬가게, 미용실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붐비는 곳은 드물다. 점심식사가 한창인 시간에도 음식점에는 손님 한두 명만 자리를 채우고 있는 날이 수두룩하다. 대로변 유동인구는 상대적으로 많지만 서대문역이나 인근 버스정류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가 대부분이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주민들도 단지 안에서 소비하기보다 밖으로 나간다”며 “인건비 때문에 오히려 장사를 접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과잉공급이 공실 증가 원인
공급 과잉이 단지 내 상가 공실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상가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대규모 단지 내 상가는 대부분 아파트단지 거주자뿐 아니라 주변 유동인구까지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역 앞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변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단지 내 상가는 대부분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선다. 건축법상 상업지역이 아닌 곳에는 유흥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 게다가 대단지 주변엔 학교가 있어 입점할 수 있는 업종이 더 제한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권 활성화를 위해선 반드시 유흥시설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못한 단지 내 상가는 태생적으로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도 단지 내 상가가 고전하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2013년 579만7000명에서 작년 566만2000명으로 줄었다. 경기침체와 더불어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 주 52시간제 시행 등으로 영업환경이 나빠진 결과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단지 내 상가도 전반적인 상권 침체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