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이이노베이션의 면역항암 후보물질 ‘GI-101’과 다국적 제약사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환자에게 함께 투여하는 임상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남수연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사진)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MSD 화이자 등 21개 글로벌 제약바이오회사와 파트너링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람의 면역세포를 이식한 인간화 마우스의 유방암과 대장암 모델에서 GI-101과 키트루다를 함께 사용했을 때 암이 사라졌다”며 “이번 행사에서 MSD와 만나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I-101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이중융합단백질이다. 이중융합단백질은 두 가지 기전에 작용하도록 만들어진 약물이다. GI-101의 한 가지 기전은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찾아 면역관문 CTLA4를 억제하는 CD80에 결합한다. 다른 기전은 항암 면역세포들을 증식하고 활성화하는 인터루킨2 변이체에 작용한다. 두 가지 면역 반응을 통해 항암 치료 효과를 증폭시키는 혁신적 항암제라는 평가다. 남 대표는 “GI-101은 매우 복합한 구조의 단백질”이라며 “단독 투여했을 때 면역관문 억제제와 비슷한 항암 효과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오는 6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GI-101의 임상 1상에 들어간다. 우선 단독 요법으로 적정 용량 실험과 용량을 늘리는 실험을 하고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이 성사되면 1세대 면역관문 억제제의 사용이 허가된 암종에서 면역관문억제제들과 병용 약제로도 개발한다. 남 대표는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기존의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은 암종의 치료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1세대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GI-101과 같은 인터루킨2 변이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장암, 흑색종 환자에게서 면역관문억제제인 옵디보와 인터루킨2 제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했더니 암이 완치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노피는 지난달 인터루킨2 관련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기업 신톡스를 25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인수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작년 11월 중국 제약사 심시어에 GI-101을 기술수출했다.

남 대표는 “최근 관련 기술수출이 2조원 규모가 넘어설 정도로 핫하다”며 “중국에 기술수출하며 GI-101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임상 1상 이후 글로벌 제약사로 대규모 기술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