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내 3차원 인간세포지도 완성…신약 개발 속도 한층 빨라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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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硏 리포트
김정애 유전체맞춤의료연구단 선임연구원
사람의 모든 세포 종류와
상태·위치·기능·족보에 대한
종합정보 담은 인체지도 구성
전세계 과학자들 협업 중
김정애 유전체맞춤의료연구단 선임연구원
사람의 모든 세포 종류와
상태·위치·기능·족보에 대한
종합정보 담은 인체지도 구성
전세계 과학자들 협업 중
생명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세포다. 인간의 몸은 하나의 세포인 수정란이 분열을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다. 건강한 인체는 뇌, 심장, 간, 폐 등 서로 다른 장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기능한다. 각 장기의 모양과 기능이 다른 것은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의 종류와 활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했으나 분열을 거치면서 각기 고유한 성격의 세포로 분화하게 된 것이다. 인체의 세포는 모두 35조~37조 개로 추정된다.
2003년 인간 DNA의 전체 서열 정보를 분석하는 ‘인간유전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대중은 인체의 신비를 담은 블랙박스가 열리고 인간의 평생 건강이 가능한 바이오의약품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인체의 생리활동과 질병을 이해하는 데 DNA 같은 분자 수준의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의 뇌세포는 같은 DNA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는 심장세포나 간세포와 너무 다르다. 알츠하이머 치매 또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환자의 DNA뿐 아니라 뇌세포 자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정확하게 몇 종류의 세포가 뇌의 어떤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이 중 어떤 세포가 건강한 사람과 다른지 확실하게 모른다.
○질환 정복 디딤돌 될 인체세포지도
인체의 모든 세포 종류와 위치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2016년 시작된 ‘인간세포지도’로 현실화했다. 인간세포지도는 세계 지형과 지물을 담은 구글 지도처럼 사람의 모든 세포 종류와 상태, 위치, 기능, 족보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담은 인체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과학자들은 건강한 사람의 인간세포지도라는 표준지도가 갖춰지면 다양한 질환에 특이적인 세포를 찾아내거나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야기하는 세포 간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게 더 정교하고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 기술 개발도 가속화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 사는 다인종의 세포를 분석해 인종, 국가 간 차이를 반영한 표준지도를 만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업하고 있다.
인간세포지도의 핵심은 단일세포 수준에서 DNA, 리보핵산(RNA), 단백질 등의 분자 특성을 밝히는 일이다. 세포의 종류와 위치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던 고전적인 기술은 이미 알려진 단백질이나 핵산 분자를 표지로 삼아 특정 세포를 분리하거나 조직 내 특정 세포의 유무를 염색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반면 인간세포지도에 사용되는 세포 분석 기술은 서로 다른 수백~수천 개의 세포를 동시에 구별하기 위해 한두 분자가 아닌 DNA, RNA, 혹은 단백질 분자 전체를 대용량으로 일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미 알려진 세포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밝혀진 적이 없던 새로운 세포 종류를 찾아내고 서로 다른 세포들이 주고받는 영향을 밝힐 수 있다. 세포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면 세포의 상태와 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기술은 단일세포 포집을 위한 세포미세유체역학이다. 작은 기름방울에 세포 하나를 포집하고 이 세포에서 추출한 분자 전체에 특이적인 표지를 찾아 해당 분자가 유래한 세포를 구별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기술은 서로 다른 세포 표지가 된 방대한 양의 분자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별·해독하는 기술이다. DNA, RNA와 같은 핵산 분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단백질 분자의 분석은 질량분석을 이용한다.
세 번째 기술은 특정 장기나 조직 내 모든 세포를 종류별로 동시에 영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일세포 수준의 위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네 번째 기술은 모든 정보를 통합해 3차원 수준으로 실제 장기 내 세포 정보를 재구성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구글맵처럼 장기 내 특정 위치에 있는 개별 세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세포 정보를 3차원으로 시각화하려면 기계학습 같은 고도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수년 내 3차원 세포지도 나온다
인간세포지도 프로젝트는 짧은 기간임에도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웰컴생어연구소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의료센터, 독일 뮌헨 폐질환연구센터 등이 폐세포지도를 발표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캐나다 토론토대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각각 간세포지도를 발표했다. 태아신장세포지도와 태아간세포지도도 영국 연구진이 지난해 공개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인간세포지도는 각 장기의 세포 종류를 분류하고 이전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포 종류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인간세포지도와 함께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주요 실험모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세포지도도 생산되고 있다. 쥐의 뇌와 골수를 구성하는 세포 종류와 위치를 분석해 이를 3차원으로 시각화한 결과가 2018년과 지난해 각각 스위스와 독일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수년 내 인간의 3차원 세포지도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간세포지도는 신약 개발 및 검증 속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에 특이적인 소수의 세포를 정밀하게 확인해 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오르가노이드나 인공장기를 개발할 때 실제 인체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 3차원 인간세포지도를 사용해 환자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한 단계 진보된 수준의 바이오 의료 혜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2003년 인간 DNA의 전체 서열 정보를 분석하는 ‘인간유전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대중은 인체의 신비를 담은 블랙박스가 열리고 인간의 평생 건강이 가능한 바이오의약품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인체의 생리활동과 질병을 이해하는 데 DNA 같은 분자 수준의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의 뇌세포는 같은 DNA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는 심장세포나 간세포와 너무 다르다. 알츠하이머 치매 또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환자의 DNA뿐 아니라 뇌세포 자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정확하게 몇 종류의 세포가 뇌의 어떤 위치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이 중 어떤 세포가 건강한 사람과 다른지 확실하게 모른다.
○질환 정복 디딤돌 될 인체세포지도
인체의 모든 세포 종류와 위치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2016년 시작된 ‘인간세포지도’로 현실화했다. 인간세포지도는 세계 지형과 지물을 담은 구글 지도처럼 사람의 모든 세포 종류와 상태, 위치, 기능, 족보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담은 인체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과학자들은 건강한 사람의 인간세포지도라는 표준지도가 갖춰지면 다양한 질환에 특이적인 세포를 찾아내거나 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야기하는 세포 간 상호관계를 규명하는 게 더 정교하고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치료 기술 개발도 가속화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환경에 사는 다인종의 세포를 분석해 인종, 국가 간 차이를 반영한 표준지도를 만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협업하고 있다.
인간세포지도의 핵심은 단일세포 수준에서 DNA, 리보핵산(RNA), 단백질 등의 분자 특성을 밝히는 일이다. 세포의 종류와 위치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던 고전적인 기술은 이미 알려진 단백질이나 핵산 분자를 표지로 삼아 특정 세포를 분리하거나 조직 내 특정 세포의 유무를 염색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반면 인간세포지도에 사용되는 세포 분석 기술은 서로 다른 수백~수천 개의 세포를 동시에 구별하기 위해 한두 분자가 아닌 DNA, RNA, 혹은 단백질 분자 전체를 대용량으로 일괄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미 알려진 세포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밝혀진 적이 없던 새로운 세포 종류를 찾아내고 서로 다른 세포들이 주고받는 영향을 밝힐 수 있다. 세포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면 세포의 상태와 변이를 일으키는 원인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기술은 단일세포 포집을 위한 세포미세유체역학이다. 작은 기름방울에 세포 하나를 포집하고 이 세포에서 추출한 분자 전체에 특이적인 표지를 찾아 해당 분자가 유래한 세포를 구별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기술은 서로 다른 세포 표지가 된 방대한 양의 분자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별·해독하는 기술이다. DNA, RNA와 같은 핵산 분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을, 단백질 분자의 분석은 질량분석을 이용한다.
세 번째 기술은 특정 장기나 조직 내 모든 세포를 종류별로 동시에 영상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단일세포 수준의 위치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네 번째 기술은 모든 정보를 통합해 3차원 수준으로 실제 장기 내 세포 정보를 재구성하고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구글맵처럼 장기 내 특정 위치에 있는 개별 세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세포 정보를 3차원으로 시각화하려면 기계학습 같은 고도의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수년 내 3차원 세포지도 나온다
인간세포지도 프로젝트는 짧은 기간임에도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웰컴생어연구소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의료센터, 독일 뮌헨 폐질환연구센터 등이 폐세포지도를 발표했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캐나다 토론토대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각각 간세포지도를 발표했다. 태아신장세포지도와 태아간세포지도도 영국 연구진이 지난해 공개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인간세포지도는 각 장기의 세포 종류를 분류하고 이전까지 몰랐던 새로운 세포 종류를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인간세포지도와 함께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주요 실험모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세포지도도 생산되고 있다. 쥐의 뇌와 골수를 구성하는 세포 종류와 위치를 분석해 이를 3차원으로 시각화한 결과가 2018년과 지난해 각각 스위스와 독일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수년 내 인간의 3차원 세포지도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간세포지도는 신약 개발 및 검증 속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에 특이적인 소수의 세포를 정밀하게 확인해 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오르가노이드나 인공장기를 개발할 때 실제 인체와 얼마나 비슷한지 비교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 3차원 인간세포지도를 사용해 환자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한 단계 진보된 수준의 바이오 의료 혜택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