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13일 오후 4시12분

골프웨어 ‘울시’로 유명한 비엠글로벌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약 1년 만이다.

[마켓인사이트] 골프웨어 '울시' M&A 매물로 나왔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주관사 삼일 PwC는 잠재적 인수후보에 비엠글로벌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유병만 대표 등이 갖고 있는 지분 100%다. 다음달 5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기업회생절차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비엠글로벌의 계속기업가치는 23억원으로 청산가치(79억원)보다 56억원 낮다. 보통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밑돌면 회사는 파산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법원은 매각을 통한 채무 변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비엠글로벌에 대해 기업회생 절차 인가 전 매각을 허가했다.

비엠글로벌은 2015년 이후 골프웨어 시장의 과열 경쟁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사가 비엠글로벌의 백화점 매출채권에 가압류를 신청해 유동성이 악화됐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매출은 382억원 수준이다. 총자산은 2019년 11월 기준 219억원, 부채는 164억원이다.

비엠글로벌은 2001년 영국 울시와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독점적 브랜드 사용권을 갖고 있다. 울시의 고품질 이미지와 전국적 유통망은 이번 매각에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엠글로벌은 대형 백화점과 아울렛 등 전국에 총 58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울시가 론칭 이후 이른바 ‘땡처리 시장’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아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온 것은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과열 경쟁으로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법정관리를 받는 골프의류 업체가 늘고 있는 점은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코스닥시장 상장사 KD는 ‘데니스골프웨어’ 등을 판매하는 계열사 KD데니스패션의 매각 결정을 공고했다. ‘이동수스포츠’ 사업자인 이동수에프엔지도 비엠글로벌과 비슷한 시기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골프의류 시장 경쟁 과열과 할인 판매 증가로 인한 매출 저하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될 무렵에 성장세를 나타낸 골프웨어 시장이 이제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는 불황에 빠져들어서라기보다 과열 경쟁 상황이 재편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