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1호공약 '검찰개혁' 입법 완료…수사권 조정법·유치원 3법 처리
경 수사종결권 확보·검 수사지휘권 폐지…검경 수직적 관계→상호협력 관계
'제1야당 패싱'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처리로 정국 후폭풍 예상
패스트트랙 정국 8개월여만에 마무리…여야, 총선체제로 전환
국회가 13일 본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처리하며 문재인 정부의 최대 숙원인 검찰개혁을 위한 입법이 완료됐다.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지난해 12월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도 이날 본회의의 문턱을 넘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으로 꼽히는 검찰개혁 입법의 '두 축'이 모두 완성됐다.

지난해 4월 29일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된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장장 259일(8개월 15일) 만에 벗어난 여야는 이제 본격적으로 4·15 총선 대비 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이번 임시국회는 14일 종료되지만 선거구 획정 문제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 등이 남아있어 2월 임시국회도 열릴 전망이다.

다만, 패스트트랙 법안 강행처리 후폭풍으로 여야 대치 심화와 정국 경색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유치원 3법이 일괄 처리됐다.

한국당은 정 후보자 반대 방침을 굳히고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참여했으나 이후 본회의장에서 일제히 퇴장해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유치원 3법 표결에는 불참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과 유치원 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포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정의당, 민주평화당과의 '여야 5당 공조'를 통해 정 후보자 인준과 법안 처리를 밀어붙였다.
패스트트랙 정국 8개월여만에 마무리…여야, 총선체제로 전환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78명의 무기명 비밀 투표 결과 찬성 164명·반대 109명·기권 1명·무효 4명으로 가결돼 사상 첫 국회의장 출신 총리가 탄생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에 이어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총리 자리에 오른 정 후보자는 14일 0시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정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이후 한국당이 퇴장한 가운데 진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표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형소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7명 중 찬성 165명·반대 1명·기권 1명, 검찰청법 개정안은 재석 의원 166명 중 찬성 164명·반대 1명·기권 1명으로 각각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처리에 따라 경찰의 수사 재량권은 대폭 늘어나고 검찰의 권한은 축소돼 검경의 관계가 기존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재편될 전망이다.

경찰은 모든 사건에 대해 1차적 수사권과 종결권을 가지게 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된다.

다만 검찰은 기소권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권,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등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사건 송치 및 시정조치, 징계 요구권 등 통제 장치를 갖는다.

민주당은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 처리에 따라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자평한다.

향후 경찰의 비대해진 권한을 제어하기 위해 정보 경찰 통제 방안 등을 담은 경찰개혁법을 추가 입법하고, 사법개혁을 위한 법원개혁법 처리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패스트트랙 정국 8개월여만에 마무리…여야, 총선체제로 전환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이날 처리됐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가 불거진 뒤 발의돼 그해 12월 27일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384일 만이다.

유치원 3법 중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재석 162명 중 찬성 158명·기권 4명, 유아교육법 개정안은 재석 165명 중 찬성 164명·기권 1명,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재석 165명 중 찬성 161명·반대 1명·기권 3명으로 각각 가결됐다.

단식과 무력 충돌, 국회 선진화법 위반, 강행 처리 등 숱한 '오명'을 남긴 패스트트랙 정국이 일단 종료되면서 여야는 '총선 앞으로' 발걸음을 재촉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낙연 총리의 당 복귀에 따라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2월 국회를 고려해 야당과의 대화도 시도해야 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후 기자들에게 "지금까지의 지난 역사를 훌훌 털고 공존과 타협의 정치라는 새로운 장으로 우리가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며 "국회에서 할 일이 남아있어 마무리할 방법을 찾아보고, 그 후 총선이 본격화되면 당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수적 열세'로 사실상 패배로 끝난 이번 정국을 계기로 보수 결집과 통합에 집중하며 총선을 대비하는 한편, 대여 투쟁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규탄대회에서 "작년 말부터 새해 초까지 수의 힘으로 폭주하는 야만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행태 때문에 20대 국회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며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청와대 출장소로 만든 문재인 정권을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달라"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정국 8개월여만에 마무리…여야, 총선체제로 전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