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3일 저녁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조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자문위원으로 참여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한 쓰라린 경험이 있고, 문재인 정부에선 민정수석으로 법무와 행정안전부 두 장관님이 합의문 성사에 이르도록 보조한 뿌듯한 경험이 있다"고 썼다.

이어 "검경 간의 '주종관계'가 폐지되고 '협력관계'로 재구성된 형사사법체제의 획기적 변화"라며 "다음 국회에서 경찰개혁 법안도 마저 통과한다면 전직 민정수석으로서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올렸다.

당·정·청은 지난해 5월 행정경찰과 수사 경찰을 분리하고 자치경찰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경찰개혁 방안을 논의했지만 패스트트랙 법안엔 올리지 못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다음은 조 전 장관의 페이스북 글 전문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개혁 핵심과제 중 하나인 검경 수사권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유지되어온 검경간의 '주종(主從) 관계'가 폐지되고 '협력관계'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형사사법체제의 획기적 변화입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검찰청·경찰청 수사권조정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수사권조정 작업에 참여했으나 성사시키지 못한 쓰라린 경험이 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정수석으로 법무, 행정안전부 두 장관님이 합의문 성사에 이르도록 보조한 뿌듯한 경험이 있는지라, 감회가 남다릅니다.

1954년 입법자의 초기 구상처럼, 그리고 다수 OECD 국가의 예처럼, 궁극적으로는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하는 체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당정청은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경찰은 '1차적 수사종결권'을 갖고, 검찰은 사후적으로 개입·통제하는 체제를 설계했고, 국회 역시 이 체제를 법으로 확정한 것입니다. 공수처, 검찰, 경찰의 삼각체제가 조속히 착근(着根)하길 희망합니다.

한편, 2019년 5월, 당정청은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이 분리되도록 '국가수사본부'을 신설하고, 제주도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자치경찰제를 전국적으로 실시하도록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한 경찰법 개정안은 패스트트랙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4월 총선 이후 '경찰개혁' 법안도 국회를 통과한다면, 권력기관개혁 업무를 관장했던 전직 민정수석으로서 여한(餘恨)이 없을 것입니다.

2020.1.13. 조국 올림.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