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위 출석 요청…외교위원장 "하루하루 지날수록 새로운 의문 제기"
CNN "국무부 당국자들도 '임박한 위협' 처음 들어" 논란 가중
폼페이오, '임박한 위협' 논란 가중 속 하원 이란 증언 거부(종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제거와 관련, 하원의 증언 요청을 거부했다.

솔레이마니 제거 배경을 둘러싸고 '임박한 위협'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대이란 적대 정책에 대한 질의에 답하라는 하원 외교위의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솔레이마니 제거와 관련해 "하루하루 지날수록 새로운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엥걸 위원장은 이어 "정말로 임박한 위협이었는가.

보다 광범위한 작전의 일환이었는가.

법적 정당성이 있는가.

앞으로의 진로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행정부 내에서 대단히 혼란스러운 설명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무장관은 미국 국민 앞에서 정확히 설명하고 질문에 답할 기회를 반갑게 맞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WP는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불출석 결정이 엥걸 위원장에게 실망감과 좌절감을 남겼다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솔레이마니 제거의 명분으로 '임박한 위협'을 들며 그 정당성을 역설해왔으나 민주당 등에서는 임박한 위협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대이란 강경파인 폼페이오 장관이 솔레이마니 제거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10일 대이란 추가제재를 발표하기 위해 마련된 백악관 기자회견장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기자 간에 '임박한 위협' 여부를 놓고 설전이 벌어지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0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4곳의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2일 인터뷰에서 "4개 대사관 공격계획에 대한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당국자들이 엇갈린 발언을 내놓으면서 혼란이 가중돼 왔다.

'임박한 위협'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는 증언은 대사관 경비를 책임지는 국무부 당국자들로부터도 나왔다.

CNN방송은 국무부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 뉴스에서 말하기 전까지 4개 대사관 공격 계획에 관해 모르고 있었다고 두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정부가 임박한 위협을 거론하며 제거 작전을 정당화한 데 대해 "완전히 기습당했다(blindsided)"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국무부는 해외 주재 외교관에게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거나 대사관 직원 대피를 준비하는 등 '임박한 위협' 상황에 상응하는 조처도 취하지 못했다고 당국자들은 밝혔다.

여기에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13일 오전 트윗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가짜 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민주당 파트너들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에 의한 미래 공격이 임박했던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나의 팀이 의견일치를 봤는지 아닌지에 대해 밝히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그 답은 둘 다 강한 '그렇다'이다.

그러나 그의 끔찍한 과거 때문에 그것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언론 등 반대진영이 자신을 흠집 내기 위해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는 취지지만, 경우에 따라 '임박한 위협'이 아닐 수도 있음을 자인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