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길의 경제산책] 호조 출발한 수출…진짜는 4월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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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수출 늘었지만 월간 부진 이어질 듯
조업일수 감안할 땐 4월에 ‘실력’ 판가름
조업일수 감안할 땐 4월에 ‘실력’ 판가름
연초 수출이 증가세로 출발했지만 정부 안팎에서 반가워하는 분위기는 찾기 어렵습니다. 수출이 개선될 지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1월 1~10일 실적을 놓고 보면 반도체(11.5%) 석유제품(30.6%) 등 주력제품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월간 기준으로 2018년 12월(-1.7%) 이후 1년 넘게 지속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을 끊을 수 있을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졌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수출이 플러스는 아니더라도 작년 1월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년 1월(-6.2%)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를 기대합니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업황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구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월간 수출이 연초 흐름을 이어가진 못할 것 같습니다. 수출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업일수’란 변수 때문이죠. 이 달엔 구정 연휴가 끼어 있습니다. 조업일수가 21.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에 불과하지요. 비교 대상인 작년 1월의 조업일수는 24일로, 올해보다 2.5일 많았습니다.
정부는 작년부터 “2020년 2월엔 수출이 플러스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자신감의 근거도 따지고 보면 조업일수입니다. 올해 2월엔 구정이 없기 때문에 조업일수가 22.5일이나 되지요. 최근 수 년내 가장 많습니다. 비교 대상인 작년 2월의 조업일수는 19일뿐이었습니다. 올해 2월 조업일수가 1년 전보다 3.5일 늘어난 것이죠.
더구나 작년 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급감했습니다. 상당한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음달 수출이 큰 폭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배경입니다.
조업일수 및 기저효과로 전망하는 올해 3월 실적 역시 플러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삼일절 등 공휴일이 휴일과 겹치는 바람에 조업일수가 24일로 많기 때문입니다. 작년 3월의 조업일수는 22.5일이었습니다. 1년 전 수출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었지요.
결과적으로 올해 3월 말까지의 수출 흐름은 작년과 비교해 상당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4·15일 총선에선 이런 점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네요. 다만 분명한 건 조업일수 및 기저효과에 기댄 ‘수출 플러스’는 진짜 실력이 아니란 겁니다.
진짜는 4월에 옵니다.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정부의 대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때가 될 전망입니다.
올해 4월의 조업일수는 22일입니다. 작년 4월(24일) 대비 영업일수가 이틀 적지요. 총선(15일)과 부처님오신날(30일) 등 2개의 공휴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작년 4월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에 그쳤습니다. 기저효과 덕도 크게 보기 어렵지요.
수출 부진이 예상될 땐 정부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작년엔 정부의 부진 타개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수출 부진은 대외 환경 탓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하락의 결과”라고 질타했지요.
4월이 올해 ‘수출 코리아’의 향배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때 수출이 다시 급락한다면 정부는 천수답 농사를 짓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1월 1~10일 실적을 놓고 보면 반도체(11.5%) 석유제품(30.6%) 등 주력제품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월간 기준으로 2018년 12월(-1.7%) 이후 1년 넘게 지속된 ‘수출 마이너스 행진’을 끊을 수 있을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졌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수출이 플러스는 아니더라도 작년 1월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년 1월(-6.2%)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를 기대합니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업황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구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월간 수출이 연초 흐름을 이어가진 못할 것 같습니다. 수출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업일수’란 변수 때문이죠. 이 달엔 구정 연휴가 끼어 있습니다. 조업일수가 21.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에 불과하지요. 비교 대상인 작년 1월의 조업일수는 24일로, 올해보다 2.5일 많았습니다.
정부는 작년부터 “2020년 2월엔 수출이 플러스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 자신감의 근거도 따지고 보면 조업일수입니다. 올해 2월엔 구정이 없기 때문에 조업일수가 22.5일이나 되지요. 최근 수 년내 가장 많습니다. 비교 대상인 작년 2월의 조업일수는 19일뿐이었습니다. 올해 2월 조업일수가 1년 전보다 3.5일 늘어난 것이죠.
더구나 작년 2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급감했습니다. 상당한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음달 수출이 큰 폭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배경입니다.
조업일수 및 기저효과로 전망하는 올해 3월 실적 역시 플러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삼일절 등 공휴일이 휴일과 겹치는 바람에 조업일수가 24일로 많기 때문입니다. 작년 3월의 조업일수는 22.5일이었습니다. 1년 전 수출 실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8.4% 감소했었지요.
결과적으로 올해 3월 말까지의 수출 흐름은 작년과 비교해 상당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4·15일 총선에선 이런 점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네요. 다만 분명한 건 조업일수 및 기저효과에 기댄 ‘수출 플러스’는 진짜 실력이 아니란 겁니다.
진짜는 4월에 옵니다.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정부의 대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때가 될 전망입니다.
올해 4월의 조업일수는 22일입니다. 작년 4월(24일) 대비 영업일수가 이틀 적지요. 총선(15일)과 부처님오신날(30일) 등 2개의 공휴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작년 4월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에 그쳤습니다. 기저효과 덕도 크게 보기 어렵지요.
수출 부진이 예상될 땐 정부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작년엔 정부의 부진 타개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습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수출 부진은 대외 환경 탓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 하락의 결과”라고 질타했지요.
4월이 올해 ‘수출 코리아’의 향배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때 수출이 다시 급락한다면 정부는 천수답 농사를 짓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