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군벌 지도자, 협정 협의에 이틀 요구"…교전 재개 우려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 간 휴전 협정 서명 협상이 실패로 끝났지만 앞서 내전 쌍방이 합의한 휴전 체제는 유지될 것이라고 러시아 국방부가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하루 전 리비아통합정부(GNA)와의 모스크바 협상에 참여했다가 휴전 협정에 서명하지 않고 떠난 리비아국민군(LNA) 지도자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여전히 협정 서명을 미루고 있긴 하지만 분쟁 당사자들이 휴전 체제는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인 GNA 지도자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LNA 지도자 하프타르 사령관은 13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 아래 휴전 합의를 구체화하는 협정 서명을 위해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러 "휴전협정 서명 불발 불구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 휴전 유지"
하프타르는 휴전 협정 검토를 위해 14일 오전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갑자기 자신들의 요구가 협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명 없이 러시아를 떠났다.

그는 이미 리비아 북동부 벵가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하프타르 사령관이 LNA를 지지하는 부족장들과 모스크바 합의 사항들을 논의하기 위해 15일까지 이틀간의 시간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LNA 사령관 하프타르는 (모스크바 협상의) 최종 성명(휴전협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서명을 하기 전에 부족장들과의 협의를 위해 이틀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리비아 협상과 관련 "아직 최종 결과가 달성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 방향에서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 측이 자체 병력의 수도 트리폴리 진입 허용, GNA 측 민병대 무장해제와 해산 등을 휴전 협정 서명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GNA와 LNA 간 교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 "휴전협정 서명 불발 불구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 휴전 유지"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하프타르 사령관이 GNA 공격을 위해 트리폴리 남부로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GNA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리폴리 남부에서 이미 14일 새벽 교전이 재개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내전으로 빠져들었으며,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GNA,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가 통치하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돼 대립을 이어왔다.

양측의 대결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서부에 있는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격화돼 9개월간 2천명 이상이 숨지고 수만 명의 난민이 생겼다.

충돌을 이어가던 GNA와 LNA는 지난 11일 러시아와 터키 측에서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여 12일 자정을 기해 휴전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8일 터키 이스탄불 정상회담을 통해 리비아 내 분쟁 당사자들이 12일 0시부터 전투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독일은 오는 19일 리비아 문제 논의를 위한 국제회의를 베를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러 "휴전협정 서명 불발 불구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 휴전 유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