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낙랑군을 통해 한반도에 들어온 기와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환경을 반영해 변해왔다. 우리 기와는 질감이 투박하고 세월이 지나면 색이 은은히 바랜다. 그래서 주변의 풍경과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기와지붕의 용마루는 다른 나라와 달리 곱게 휘어서, 한국의 산세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건축물을 지을 때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조화시킨 우리 민족의 정서가 반영된 것이다. 원씨는 기와지붕이 햇빛, 눈, 나무, 안개 등 우리의 자연과 만나 빚어내는 조형미를 섬세한 앵글로 포착했다. 면과 선, 흑과 백이 이루는 조화가 때론 경쾌하게, 때론 아늑하게 드러났다. (토포하우스 27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