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덜고 인물은 살리고"…2020년 현재, 1979년 '남산의 부장들'을 쫓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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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 개최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 조명
우민호 감독 "정치적인 성격 띠지 않는다"
"인물의 내면과 심리 따라가며 보여주려해"
이병헌X이성민 "웰메이드 영화" 자신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 조명
우민호 감독 "정치적인 성격 띠지 않는다"
"인물의 내면과 심리 따라가며 보여주려해"
이병헌X이성민 "웰메이드 영화" 자신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개최된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시사회에서 우민호 감독은 이 같이 말하며 "인물들의 내면과 심리를 따라가며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박통, 각하, 남산, 중앙정보부, 민주주의 등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부터 소재까지 자연스레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작품일 것이라 생각되는 '남산의 부장들'. 그러나 우 감독은 정치가 아닌 인물을 강조했다. 그는 "근현대사에서 큰 변곡점을 이루는 사건이다. 단지 과거의 먼 역사가 아니라 그 사건이 지금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부모님 및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실존인물 김재규에 대한 재평가와 관련해서도 개입이 아닌, 관객의 판단을 강조했다. 우 감독은 "인물 재평가보다는 이 영화가 실제 사건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실존 인물들이 서로 상반된 진술을 했다. 보시는 분들이 '도대체 왜 중앙정보부장이 그 당시 대통령을 죽였나'에 대한 판단을 직접 하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헌법 위에 있던 권력 2인자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아 깊은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김규평은 김재규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로 영화의 중심 서사에 위치하는 인물이다. 이병헌은 "작가가 온전히 자기 상상으로만 그려낸 시나리오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보다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든 작업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사적인 감정을 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병헌은 "감독님이 미리 준비한 여러가지 자료들과 증언뿐만 아니라 내가 혼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까지 합쳐서 온전히 그런 것들에 기댔다. 시나리오에 입각해 연기했다"면서 "왜곡되지 않으려는 감독님과 배우들의 마음이 있었다. 그저 시나리오 안에서 인물이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들을 보여주려고 애썼다"고 했다.

곽도원, 이희준에게도 '남산의 부장들'은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대통령 경호실장이자 각하를 국가로 여기는 신념에 찬 곽상천 역을 연기한 이희준은 완벽한 캐릭터 구현을 위해 체중을 25kg이나 증량했다. 그는 "처음 감독님이 출연을 제안할 때는 실제 모티브가 된 인물이 덩치가 있다고 해서 살을 찌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대본을 봐도 살을 찌우는 게 좋을 것 같더라. 몸매도 너무 병헌이 형이랑 겹쳐서 다른 식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제작비만 총 200억 원에 달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2020년 주요 텐트폴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22일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며, 최근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기도 했다. 당연히 흥행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이에 이병헌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실제 당시 사건을 아시는 분들도, 모르는 젊은 세대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다. 다만 흥행과 관련해서는 '미스터 주'라는 영화가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끝으로 우 감독은 "인물들의 보편적인 감정을 따라간다. 경복궁의 부장들, 서초동의 부장들이 될 수도 있는 거다. 편하게 봐주셨으면 한다"면서 "이 작품은 여기까지다. 이 이후가 더 드라마틱할 수도 있지만 영화의 못 다한 이야기가 극장 밖을 나가서 여러분을 통해 완성된다면 감독으로서 무척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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