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당한다" 시민이 보이스피싱범 유인해 검거
대구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한 시민이 신속한 판단으로 경찰을 동원해 피의자 검거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1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시민 A(45)씨는 '저리로 대출이자를 대환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설치하라는 프로그램을 별다른 의심 없이 깔고 서명까지 하는 과정에서 수상함을 느낀 그는 "집사람과 상의를 한 뒤 결정하겠다"며 이를 가운데 중단했다.

방금 끊은 전화가 보이스피싱 사기범으로부터 걸려 온 것이었다는 점을 깨달은 A씨는 직접 범인 유인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에 범인을 잡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그는 "인근 은행에서 1천만원을 인출한 뒤 만나자"는 범인 말을 순순히 따르는 척하면서 은행 바로 옆에 있는 황금지구대로 찾아가 사건을 신고했다.

지능범죄수사 경력이 있는 지구대장은 곧바로 직원들을 사복 차림으로 갈아입히고 대기시켰다.

경찰은 40여분간 잠복 끝에 피의자를 붙잡았다.

피의자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경찰 수사 결과 비슷한 피해 사실들이 추가로 밝혀졌다.

안재운 대구수성경찰서 황금지구대장은 "A씨 덕에 제3의 피해자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에게 경찰서장 명의 표창장을 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URL을 클릭하거나 수상한 앱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