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서 전용되는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장벽 건설 예산전용 대상에 주한미군 시설 두 곳 관련 사업이 포함된 바 있어 이번에도 한국과 관련된 사업 예산이 해당하는지 관심이다.
14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장벽 건설에 쓰일 72억달러의 국방부 자금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군의 건설 프로젝트와 마약 대응 예산에서 마련될 예정이며 미 의회가 2020회계연도에 장벽 건설에 배정한 금액의 다섯배나 되는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군의 마약 대응 프로그램 예산에서 장벽 건설에 25 달러를 가져다 썼는데 올해는 35억달러 전용을 계획하고 있다.
군 건설 예산에서는 작년의 36억달러보다 약간 많은 정도인 37억달러가 올해 전용될 계획이다.
WP가 입수한 내부자료에는 길이가 885마일에 달하는 국경장벽을 2022년 봄까지 건설하는 데 충분한 자금이라는 설명이 들어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까지 101마일 길이의 장벽 건설을 완료했으며 작년 말까지 세우기로 약속한 450마일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WP는 "지난해 36억달러의 재배치 결과로 수십 가지의 국방부 건설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거나 보류됐다"면서 "이 프로젝트들이 다시 지연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업들이 연기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9월 국내외 군사시설 건설에 투입할 127개 프로젝트 예산 중 36억달러를 국경장벽 건설에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미국 이외 국가의 미군시설 사업 예산에서 조달된 금액은 18억3천675만달러인데 경기 성남의 군용 벙커인 탱고 지휘소와 전북 군산 공군기지의 무인기 격납고 사업이 포함됐다.
WP의 보도가 맞는다면 올해도 군의 건설 예산에서 37억달러가 전용될 계획이라는 것이어서 주한미군 관련 시설이 또다시 포함되는 것인지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2020회계연도에 국경장벽 예산으로 86억달러를 요청했으나 의회는 이를 대폭 삭감해 전년 수준인 14억달러를 책정했다.
다만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예산에서 국경장벽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전용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절충안을 마련, 지난해 12월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없이 2020회계연도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