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재나 부패 등의 이유로 손상된 화폐가 4조3540억원어치에 달했다. 지폐는 1만원권이 절반을 넘었고 동전 중에는 10원짜리가 4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폐기한 손상 화폐가 2018년보다 1000만 장 늘어난 6억4000만 장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발표했다. 화폐 폐기량은 2016년 바닥을 찍고 돌아선 뒤 3년째 증가하고 있다.

작년 지폐는 6억1000만 장, 4조3516억원어치가 폐기됐다. 5t 트럭 114대 분량이다. 낱장으로 쌓을 때 높이는 65.2㎞로 롯데월드타워의 117배에 이른다. 권종별로 1만원권 53.5%, 1천원권 37.8%, 5천원권 6.7%, 5만원권 2.0%였다. 동전은 2590만 개(24억원어치)가 못쓰게 됐다. 10원짜리가 42.9%로 가장 많았고 100원(38.2%), 50원(10.1%), 500원(8.8%)짜리가 뒤를 이었다.

한은에서 교환된 손상 화폐 74억원어치를 원인별로 보면 화재에 따른 손상이 11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보관을 잘못해 습기 등으로 부패한 경우도 10억7000만원에 달했다. 장판 아래 뒀다가 눌어붙거나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습기에 훼손된 사례 등이다.

한은은 지폐가 타버렸을 때 원래 면적의 4분의 3 이상이 남아있으면 전액 새 돈으로 바꿔준다. 남아있는 면적이 5분의 2 이상~4분의 3 미만이면 반액만 교환해주고 5분의 2가 안 되면 바꿔주지 않는다. 동전은 모양을 알아볼 수 있으면 전액 교환해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