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 원형연구 채금석 교수 "한복의 韓의미는 '하나+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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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바라보는 한국인 마음을 중심으로 韓 문화 만들어져"
"우리의 의식주인 한복·한식·한옥에서 한(韓)은 '하나(One)이면서 여럿(Many)'을 의미합니다"
25년 넘게 한국의 문화 원형을 찾아 연구한 채금석 숙명여대 의류학과 명예교수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韓'이 담고 있는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19일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이사장 노영혜) 주최로 열릴 종이접기 강사 대상 '한국문화의 원형 K-종이접기'라는 주제의 특강에 앞서 그를 만났다.
채 교수는 韓의 원류를 신라 의상 대사의 화엄 사상과 연관을 지었다.
그는 "韓을 '하나 안에 모두가 있고, 모두 안에 하나가 있다(一中一切多中一), 하나가 곧 모두이고 모두가 곧 하나다(一卽一切多卽一)'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하나는 '우주'이고, 모두는 '인간'으로 대체된다.
채 교수는 "의·식·주, 음악, 춤, 놀이, 공예 등 문화를 만들어낸 이면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는데 나라별로 차이가 있다"며 "우주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마음이 한국 문화이고, 현존하는 한국의 무형문화는 모두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선조들은 우주를 물체가 아닌 기(氣)로 봤다는 주장도 했다.
대종교의 기본 성전인 천부경(天符經)을 근거로 우주 만물의 천지창조와 생성의 원리는 천(天)·지(地)·인(人) 사상에 들어있는데, 하늘을 원, 땅 네모, 사람 세모로 표현했다고 한다.
채 교수는 "우주 만물은 시작점이 어디일지라도 결국은 자기 자리로 되돌아온다는 우주의 '순환성' 그리고 천·지·인을 형상화한 원방각의 작은 형태가 반복돼 동일 전체 크기로 확장하는 '자기 유사성'의 원리가 한국 문화에 그대로 투영돼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는 전통에 근거한 21세의 한스타일을 창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진행됐다고 한다.
그는 "점과 점이 연결되면 선, 선과 선의 집합은 방형, 사람은 삼각형을 뜻한다"며 "이 원리가 한복과 한옥 등 韓의 기본 디자인과 우리 문화의 외형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해석해 그 원리에 따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깔모자, 한복, 신발 등을 만들어 입었다고 했다.
마름질한 재목들을 깎거나 파서 다듬는 일이라는 뜻의 방언 '바심'에서 따온 '바시미 원리'도 韓의 사상을 이루는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이다.
한옥을 만들 때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잇거나 나무에 홈을 파서 끼워 맞추는 기법이 이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그는 "우리 조상은 바시미 원리를 수천 년 전에 한옥, 한복 등에 적용했다"며 "서양은 20세기 들어서야 이 원리와 비슷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탄생시켰다"고 알려줬다.
韓 문화를 '비틀어 꼬는 띠의 문화'로도 그는 해석했다.
여기서 '꼰다'는 얽는다(Korean Line)로 볼 수 있는데, 태극 문양과 사물놀이의 상모돌리기 등에서 그 형태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종이접기에도 韓 사상이 들어있다고 봤다.
사각형의 평면성을 시작으로 사각형, 삼각형을 반복해서 종이를 접고 비틀고 돌려 만드는 기하학 형태, 즉 공간성의 조형 감각을 창출하려는 천·지·인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종이접기의 시원인 고깔에는 사각형, 삼각형, 원방각의 이치가 담겨있다고 했다.
채 교수는 "우리 선조가 오래전부터 주장한 기의 우주, 공간성, 추상성, 비정형성은 20세기 등장한 프랙탈 기하학 이론과 맞닿아 있기에 세계적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라며 "그러기에 한국의 무형문화는 세계적이고,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 유산에 올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2018년∼2020년)으로 활동하는 그는 '문화와 한디자인', '한국 복식문화-고대편', '우리 저고리 2천년', '전통한복과 한스타일', '현대 복식 미학' 등의 저서가 있다.
/연합뉴스
25년 넘게 한국의 문화 원형을 찾아 연구한 채금석 숙명여대 의류학과 명예교수는 1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韓'이 담고 있는 뜻을 이렇게 설명했다.
19일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이사장 노영혜) 주최로 열릴 종이접기 강사 대상 '한국문화의 원형 K-종이접기'라는 주제의 특강에 앞서 그를 만났다.
채 교수는 韓의 원류를 신라 의상 대사의 화엄 사상과 연관을 지었다.
그는 "韓을 '하나 안에 모두가 있고, 모두 안에 하나가 있다(一中一切多中一), 하나가 곧 모두이고 모두가 곧 하나다(一卽一切多卽一)'라고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하나는 '우주'이고, 모두는 '인간'으로 대체된다.
채 교수는 "의·식·주, 음악, 춤, 놀이, 공예 등 문화를 만들어낸 이면에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는데 나라별로 차이가 있다"며 "우주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마음이 한국 문화이고, 현존하는 한국의 무형문화는 모두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선조들은 우주를 물체가 아닌 기(氣)로 봤다는 주장도 했다.
대종교의 기본 성전인 천부경(天符經)을 근거로 우주 만물의 천지창조와 생성의 원리는 천(天)·지(地)·인(人) 사상에 들어있는데, 하늘을 원, 땅 네모, 사람 세모로 표현했다고 한다.
채 교수는 "우주 만물은 시작점이 어디일지라도 결국은 자기 자리로 되돌아온다는 우주의 '순환성' 그리고 천·지·인을 형상화한 원방각의 작은 형태가 반복돼 동일 전체 크기로 확장하는 '자기 유사성'의 원리가 한국 문화에 그대로 투영돼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는 전통에 근거한 21세의 한스타일을 창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진행됐다고 한다.
그는 "점과 점이 연결되면 선, 선과 선의 집합은 방형, 사람은 삼각형을 뜻한다"며 "이 원리가 한복과 한옥 등 韓의 기본 디자인과 우리 문화의 외형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의 이치를 논리적으로 해석해 그 원리에 따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고깔모자, 한복, 신발 등을 만들어 입었다고 했다.
마름질한 재목들을 깎거나 파서 다듬는 일이라는 뜻의 방언 '바심'에서 따온 '바시미 원리'도 韓의 사상을 이루는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이다.
한옥을 만들 때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잇거나 나무에 홈을 파서 끼워 맞추는 기법이 이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그는 "우리 조상은 바시미 원리를 수천 년 전에 한옥, 한복 등에 적용했다"며 "서양은 20세기 들어서야 이 원리와 비슷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탄생시켰다"고 알려줬다.
韓 문화를 '비틀어 꼬는 띠의 문화'로도 그는 해석했다.
여기서 '꼰다'는 얽는다(Korean Line)로 볼 수 있는데, 태극 문양과 사물놀이의 상모돌리기 등에서 그 형태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종이접기에도 韓 사상이 들어있다고 봤다.
사각형의 평면성을 시작으로 사각형, 삼각형을 반복해서 종이를 접고 비틀고 돌려 만드는 기하학 형태, 즉 공간성의 조형 감각을 창출하려는 천·지·인의 세계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종이접기의 시원인 고깔에는 사각형, 삼각형, 원방각의 이치가 담겨있다고 했다.
채 교수는 "우리 선조가 오래전부터 주장한 기의 우주, 공간성, 추상성, 비정형성은 20세기 등장한 프랙탈 기하학 이론과 맞닿아 있기에 세계적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라며 "그러기에 한국의 무형문화는 세계적이고,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 유산에 올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2018년∼2020년)으로 활동하는 그는 '문화와 한디자인', '한국 복식문화-고대편', '우리 저고리 2천년', '전통한복과 한스타일', '현대 복식 미학' 등의 저서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