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수들의 전쟁터 캐글…한국 인재들이 안보인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AI 개발자 '글로벌 경연장'
AI 개발 아웃소싱하는 기업들
AI 개발 아웃소싱하는 기업들

‘AI 개발자들의 UFC’로 각광
캐글이 AI 개발자들의 글로벌 경연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진대회에는 학계와 연구기관의 데이터 과학자, 기업 소속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이 참가한다. 제시된 특정 문제의 해결법을 찾는 경쟁을 벌인다.
쌓아놓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글로벌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이 주로 상금을 걸고 과제를 낸다. 기업들은 경진대회를 통해 과제를 해결하고 ‘AI 무림’의 숨은 고수도 찾아내는 성과를 얻는다. 개발자는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
캐글에서는 세계 190여 개 국가 100만 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자웅을 겨룬다. 그렇다 보니 ‘긱(geek·괴짜)들의 UFC(종합격투기대회)’라고도 불린다.
페이스북·MS 등 글로벌 IT기업이 후원
데이터 분석에 탁월한 미국 헤지펀드 운용 전문가들이 캐글에서 3개월 만에 자기공명영상(MRI)만으로 심장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의료 전문가들이 10년 넘게 찾던 방법이었다.
한국 개발자들이 올린 성과도 있다. 지난해 11월 박진모 이스트소프트 차석이 처음으로 경진대회 1위를 차지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가 내놓은 위성사진을 보고 기후를 예측하는 과제였다.

그러나 캐글의 상위 실력자 명단에는 한국인 개발자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날 기준으로 상위 50위 안에 든 한국인은 2명에 불과하다. 세계 5위이자 한국 1위는 박진모 차석이다. 세계 21위 및 한국 2위는 김상훈 연구원이다.
중국인 개발자들은 상위권에 많다. 상위 50위 안에 적어도 8명의 중국인 개발자가 이름을 올렸다. 세계 1위와 2위 모두 중국인 개발자다.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개발자도 있어 중국인 개발자가 상위권에 더 포진해 있을 수도 있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캐글 개발자 수나 순위가 국가별 AI 기술 수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보조지표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해 8월 자체 집계한 결과, 캐글이 종합 평가해 엄선한 최상위 연구자(그랜드 마스터) 중 한국인은 한 명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랜드 마스터가 제일 많은 국가는 미국(27명)이었고, 그다음은 러시아(15명), 중국(13명), 일본(7명) 순이었다. 국내의 한 캐글 참여 개발자는 “최근 들어 한국인 그랜드 마스터가 한두 명 더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