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 부족으로 팬들 실망…해킹은 분명한 범죄"
주진모 사태로 본 연예계 도덕불감증과 사생활 유출
배우 주진모에서 시작된 톱스타 휴대전화 해킹 사태로 연예계 도덕 불감증이 다시 한번 지적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부적절한 사생활이 노출된 배우들은 오랜 기간 긍정적인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인물들이라, 부족한 자기관리에 따른 대중의 실망도 더욱 큰 분위기다.

앞서 주진모 측은 지난 7일 개인 휴대전화를 해킹당한 후 사생활 유출을 협박받고 금품도 요구받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해킹된 것으로 보이는 주진모와 다른 톱배우 간 문자메시지 내용이 캡처 형태로 급속하게 확산했다.

일반 누리꾼이 '구글링'만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퍼진 정보에 문자 속 언급된 배우들 이미지는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졌다.

반듯한 대외적 이미지와 상반되는 여자들과의 관계, 품평하는 듯한 말투 등이 특히 충격을 안겼다.

결국 주진모는 소속사를 통한 입장 표명 9일 후인 16일 직접 편지 형태로 사과문을 냈다.

그는 "이번 일로 숨조차 쉴 수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모든 분께 죄송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삶을 뒤돌아보고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자 속 대화에 언급된 다른 스타들도 사과문을 준비하거나 법적 대응 등 각자 돌파구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배우들은 부족한 자기 관리에 따른 사과와 별개로 해킹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당사자로서 가장 먼저 입장을 내놓은 주진모도 여성의 신체를 불법으로 촬영한 적은 없으며, 정보를 유출한 해커는 고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 그들의 협박에 굴한다면, 그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저를 괴롭힐 것이라 판단했고 추가 범행을 부추길 것이라 생각해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진모와 직접 대화를 나눈 스타는 아니지만 실명이 언급된 한 배우도 소속사를 통해 악의적인 루머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방송가에서도 톱배우들의 도덕 불감증과 해킹 같은 범죄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연예인들은 본인들이 만들어놓은 이미지로 먹고사는 사람들인데 그 관리를 너무 소홀히 했다.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하는 사람들이 총체적인 관리 부족을 보인 것"이라며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데 대한 경계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스타들의 인성적인 문제, 도덕 불감증 같은 것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일부 배우는 '악의적 편집과 유출'을 주장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는 걸 모두 알기 때문에 대중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 평론가는 그러면서도 "일단 해킹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과 협박은 다 범죄라 주진모 등이 피해자인 것은 맞다"며 "다만 현실적으로 그런 법적 사실보다는 대중의 실망이 더 크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해킹은 범죄다"라며 "무단으로 사생활을 유출한 것이 가장 큰 문제고, 그 유출된 내용을 보고 따지는 것도 도덕적으로 문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송가 관계자 역시 "사생활에 대한 문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만, 이번 같은 유출 등 침해가 범법행위라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고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치를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