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세계 최초 개발…AI·클라우드 접목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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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원 힐세리온 대표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소논' 2014년 개발
올 하반기에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
GE, 필립스 등 경쟁제품과 차별화
의료진 통한 초음파 이미지 플랫폼 구축 추진
AI-클라우드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기업으로 변신 추진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소논' 2014년 개발
올 하반기에 업그레이드 제품 출시
GE, 필립스 등 경쟁제품과 차별화
의료진 통한 초음파 이미지 플랫폼 구축 추진
AI-클라우드 통해 헬스케어 서비스기업으로 변신 추진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
"세계 어딘가에서 우리가 만든 제품이 생명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해 직원들이 자긍심을 갖는 기업으로 키워가겠습니다."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47)의 비전이다. 의사 출신인 류 대표는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이 뚜렷하다. 창업도 이런 사명감에서 비롯됐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던 류 대표는 지체장애인 산모가 아프다는 표현을 제대로 못해 끝내 숨지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위급상황에 어디서든 산모와 태아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휴대용 진단기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 최초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가 나온 배경이다.
○의사가 된 공대생
서울 휘문고를 나온 류 대표는 고교시절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푹 빠져 지냈다. 학교 수업을 등한시하다보니 성적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다 고3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에 정신을 차렸다. "4년제 대학은커녕 전문대도 어렵겠다."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동국대 전자공학부에 입학한 그는 이번엔 로봇에 빠졌다. 대학 실험실에서 살다시피했다. 학점은 낙제 수준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학 1학년이 끝날 즈음 류 대표는 인생을 건 선택을 했다. "종이를 꺼내놓고 인생 설계를 해봤어요. 특출난 게 없다보니 대학 졸업하면 평범한 샐러리맨 밖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병역의무를 해결한 뒤 대학 입시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어요."
늦깎이로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한 류 대표는 1998년부터 불어닥친 닷컴열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났던 그는 7~8개 정보기술(IT)업체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대학 4학년이던 2000년 지인과 벤처기업 디지젠을 공동창업했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보안카메라를 만들어 호텔 카지노, 교도소 등에 납품했다. SK네트웍스가 해외 판매를 대행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경영난에 빠졌고 동업자와도 틀어졌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류 대표는 그때부터 뇌과학과 인공지능에 관심을 쏟았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려면 사람의 뇌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의사가 되겠다고 작정했다.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 1기로 입학한 이유다.
○창업 밀알 된 의사 공부
IT 전문가였던 류 대표는 아이폰이 나오자 직감적으로 거대한 변화가 몰려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C 시대는 가고 모바일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스마트폰이 혁명을 몰고 오는데 의료장비들은 대부분 PC 기반이었어요. 스마트폰과 결합하면 초음파 진단기를 휴대용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의전원에 들어간 류 대표는 세계적 뇌과학자인 조장희 교수의 지도를 받아 의료 영상기기 기술을 터득했다. 조 교수는 양전자단층촬영(PET)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금은 재발암 진단 등에 활용되지만 초기엔 뇌연구용 장비로 쓰였다. 류 대표는 "세계적 대가에게 영상장비의 기초 지식을 배운 게 휴대폰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2012년 힐세리온을 창업한 류 대표는 2014년 세계 최초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소논'을 개발했다. 소논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는 류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의료 현장 바꿀 혁신 기술
대형 병원에서 쓰는 초음파 진단기는 지멘스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덩치가 큰데다 대당 1억~5억원에 이르는 고가다. 힐세리온은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비싼 초음파 진단기를 갖추고 있지 않은 동네 병의원이 주요 타깃이다. 류 대표는 "동네 병의원에서 환자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주사를 놓을 때 바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단계라는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GE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속속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제품 경쟁력도 자신한다. GE의 브이스캔, 필립스의 루미피, 소노사이트의 아이비즈 등에 비해 소논이 가진 장점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소논은 무게가 370g으로 브이스캔(436g) 아이비즈(520g)보다 가볍다. 배터리 구동시간은 180분으로 경쟁제품의 3배다. 가격은 대당 6000~8000달러로 절반 수준이다.
소논은 두 종류다. 소논300C는 현장진단과 산부인과 등에서 쓰는 응급용 제품이다. 소논300L은 물리치료, 통증관리, 지방종 위치 확인 등에 쓰인다. 류 대표는 "소논300L은 일반병원에서 수요가 많다"며 "매출의 80%가 여기서 나온다"고 했다.
힐세리온은 올 하반기에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무게와 크기는 30% 줄이고 화질은 2배 개선했다"며 "경쟁제품과의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본격 공략"
힐세리온은 지난해 10월 미국 국방부와 퇴역군인 진료사업의 공공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DAPA)을 따냈다. 훈련이나 전투 중에 부상 당했을 때 신속한 진단이 가능한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400여개에 달하는 퇴역군인을 위한 진료소 납품도 기대하고 있다. 류 대표는 "미국 국방조달 시장에 물꼬가 트이면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힐세리온의 목표는 글로벌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시장점유율 10% 확보다. 동네 병의원의 절반만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를 갖춰도 시장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전세계 1차 의료기관의 초음파 보급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20여개인 해외 판매처를 2~3년 내에 두 배로 늘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했다.
힐세리온은 스마트 패치도 개발 중이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몸에 패치를 붙여 실시간으로 혈류 속도를 모니터링하는 제품이다. 병원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류 대표는 "나노기술원 등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2023년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AI-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
힐세리온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클라우드를 통한 초음파 사진 데이터 제공이다. 동남아 등 세계 각국 의료진이 촬영한 초음파 사진을 클라우드로 수집하고 이를 의료기관 연구소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가령 경동맥 초음파 사진 자료를 필요로 하는 의료진이 있을 경우 다른 의료진들이 클라우드에 올린 데이터 가운데 적합한 것을 AI 등으로 골라내 제공하는 방식이다. 류 대표는 "의료 영상이나 사진 자료는 아직은 인공지능 기술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의료진이 직접 올린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기존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에 AI 기능도 적용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기존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의 초음파 영상의 화질을 고가의 초음파 진단기에 버금가도록 개선했다. 또 AI를 통해 초음파를 찍어야할 위치를 찾아줘 영상 전문의가 아닌 일반 의사도 쉽게 초음파 진단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오십견의 경우 뼈 신경 등을 화면에 표시해주면 의사들이 보다 쉽게 진료할 수 있다"며 "초음파 진단기를 활용하기 어려워하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
힐세리온은 지난해 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년 두배씩 늘던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핵심부품인 프루브 품귀현상 때문이었다. 그는 "렌즈 역할을 하는 프루브를 프랑스에서 전량 조달해왔는데 미리 재고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국내 기업과 협업해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매출 목표는 7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힐세리온 임직원은 창업 초기부터 영어이름을 호칭으로 쓴다. 류 대표도 회사에서는 '벤(Ben)'으로 불린다. 권위주의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류 대표는 지금까지 주변에서 받은 도움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포부도 있다.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창업사관학교 2기로 참여해 창업 초기 도움을 받았고 의전원 1기 졸업생이라는 인연으로 300대를 선뜻 구매해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힐세리온은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심사를 통과했다. 류 대표는 "오는 3~4월께 성장성 특례를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류정원 힐세리온 대표(47)의 비전이다. 의사 출신인 류 대표는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이 뚜렷하다. 창업도 이런 사명감에서 비롯됐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던 류 대표는 지체장애인 산모가 아프다는 표현을 제대로 못해 끝내 숨지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는 위급상황에 어디서든 산모와 태아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휴대용 진단기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 최초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가 나온 배경이다.
○의사가 된 공대생
서울 휘문고를 나온 류 대표는 고교시절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푹 빠져 지냈다. 학교 수업을 등한시하다보니 성적은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다 고3 담임 선생님의 한마디에 정신을 차렸다. "4년제 대학은커녕 전문대도 어렵겠다."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동국대 전자공학부에 입학한 그는 이번엔 로봇에 빠졌다. 대학 실험실에서 살다시피했다. 학점은 낙제 수준이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학 1학년이 끝날 즈음 류 대표는 인생을 건 선택을 했다. "종이를 꺼내놓고 인생 설계를 해봤어요. 특출난 게 없다보니 대학 졸업하면 평범한 샐러리맨 밖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병역의무를 해결한 뒤 대학 입시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어요."
늦깎이로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한 류 대표는 1998년부터 불어닥친 닷컴열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났던 그는 7~8개 정보기술(IT)업체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경험을 쌓았다. 대학 4학년이던 2000년 지인과 벤처기업 디지젠을 공동창업했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보안카메라를 만들어 호텔 카지노, 교도소 등에 납품했다. SK네트웍스가 해외 판매를 대행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경영난에 빠졌고 동업자와도 틀어졌다. 결국 회사를 그만뒀다.
류 대표는 그때부터 뇌과학과 인공지능에 관심을 쏟았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려면 사람의 뇌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의사가 되겠다고 작정했다.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 1기로 입학한 이유다.
○창업 밀알 된 의사 공부
IT 전문가였던 류 대표는 아이폰이 나오자 직감적으로 거대한 변화가 몰려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C 시대는 가고 모바일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스마트폰이 혁명을 몰고 오는데 의료장비들은 대부분 PC 기반이었어요. 스마트폰과 결합하면 초음파 진단기를 휴대용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의전원에 들어간 류 대표는 세계적 뇌과학자인 조장희 교수의 지도를 받아 의료 영상기기 기술을 터득했다. 조 교수는 양전자단층촬영(PET)기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금은 재발암 진단 등에 활용되지만 초기엔 뇌연구용 장비로 쓰였다. 류 대표는 "세계적 대가에게 영상장비의 기초 지식을 배운 게 휴대폰 초음파 진단기를 개발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2012년 힐세리온을 창업한 류 대표는 2014년 세계 최초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소논'을 개발했다. 소논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는 류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았다.
○의료 현장 바꿀 혁신 기술
대형 병원에서 쓰는 초음파 진단기는 지멘스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덩치가 큰데다 대당 1억~5억원에 이르는 고가다. 힐세리온은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비싼 초음파 진단기를 갖추고 있지 않은 동네 병의원이 주요 타깃이다. 류 대표는 "동네 병의원에서 환자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주사를 놓을 때 바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시장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단계라는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GE 필립스 등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속속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시장이 커지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제품 경쟁력도 자신한다. GE의 브이스캔, 필립스의 루미피, 소노사이트의 아이비즈 등에 비해 소논이 가진 장점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소논은 무게가 370g으로 브이스캔(436g) 아이비즈(520g)보다 가볍다. 배터리 구동시간은 180분으로 경쟁제품의 3배다. 가격은 대당 6000~8000달러로 절반 수준이다.
소논은 두 종류다. 소논300C는 현장진단과 산부인과 등에서 쓰는 응급용 제품이다. 소논300L은 물리치료, 통증관리, 지방종 위치 확인 등에 쓰인다. 류 대표는 "소논300L은 일반병원에서 수요가 많다"며 "매출의 80%가 여기서 나온다"고 했다.
힐세리온은 올 하반기에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무게와 크기는 30% 줄이고 화질은 2배 개선했다"며 "경쟁제품과의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본격 공략"
힐세리온은 지난해 10월 미국 국방부와 퇴역군인 진료사업의 공공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DAPA)을 따냈다. 훈련이나 전투 중에 부상 당했을 때 신속한 진단이 가능한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수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400여개에 달하는 퇴역군인을 위한 진료소 납품도 기대하고 있다. 류 대표는 "미국 국방조달 시장에 물꼬가 트이면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힐세리온의 목표는 글로벌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시장점유율 10% 확보다. 동네 병의원의 절반만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를 갖춰도 시장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전세계 1차 의료기관의 초음파 보급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20여개인 해외 판매처를 2~3년 내에 두 배로 늘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했다.
힐세리온은 스마트 패치도 개발 중이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몸에 패치를 붙여 실시간으로 혈류 속도를 모니터링하는 제품이다. 병원뿐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류 대표는 "나노기술원 등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2023년께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AI-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
힐세리온은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클라우드를 통한 초음파 사진 데이터 제공이다. 동남아 등 세계 각국 의료진이 촬영한 초음파 사진을 클라우드로 수집하고 이를 의료기관 연구소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가령 경동맥 초음파 사진 자료를 필요로 하는 의료진이 있을 경우 다른 의료진들이 클라우드에 올린 데이터 가운데 적합한 것을 AI 등으로 골라내 제공하는 방식이다. 류 대표는 "의료 영상이나 사진 자료는 아직은 인공지능 기술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며 "의료진이 직접 올린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기존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에 AI 기능도 적용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해 기존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의 초음파 영상의 화질을 고가의 초음파 진단기에 버금가도록 개선했다. 또 AI를 통해 초음파를 찍어야할 위치를 찾아줘 영상 전문의가 아닌 일반 의사도 쉽게 초음파 진단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오십견의 경우 뼈 신경 등을 화면에 표시해주면 의사들이 보다 쉽게 진료할 수 있다"며 "초음파 진단기를 활용하기 어려워하는 의사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하반기 코스닥 상장 추진
힐세리온은 지난해 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년 두배씩 늘던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핵심부품인 프루브 품귀현상 때문이었다. 그는 "렌즈 역할을 하는 프루브를 프랑스에서 전량 조달해왔는데 미리 재고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국내 기업과 협업해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매출 목표는 70억원"이라고 덧붙였다.
힐세리온 임직원은 창업 초기부터 영어이름을 호칭으로 쓴다. 류 대표도 회사에서는 '벤(Ben)'으로 불린다. 권위주의 문화가 자리잡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류 대표는 지금까지 주변에서 받은 도움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는 포부도 있다. 그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창업사관학교 2기로 참여해 창업 초기 도움을 받았고 의전원 1기 졸업생이라는 인연으로 300대를 선뜻 구매해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힐세리온은 올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심사를 통과했다. 류 대표는 "오는 3~4월께 성장성 특례를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