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59)에 대한 무장경찰 경호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비밀기구로 경호 대상과 수준을 결정하는 '왕실과 VIP를 위한 집행위원회'는 앤드루 왕자의 경호 상태에 대해 논의를 해 왔다.

영국 정부, '성추문' 연루 앤드루 왕자 무장경호 중단 검토
이 위원회가 최근 앤드루 왕자에 대한 보안 수준 격하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왕자는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개한 10대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이 불거져 영국에 큰 파문을 불러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경호 혜택을 두고도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더타임스는 앤드루 왕자가 이러한 재검토 과정을 통해 무장경찰 경호 지원을 못 받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왕실 보호 예산이 급증하는 데다 런던 경찰국이 충분한 밀착 보호 인력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러한 재검토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런던 경찰국은 왕실과 장관, 외교관 등 경호 대상자를 449명에서 540명으로 늘릴 것을 권고받았지만 이에 필요한 인력은 그동안 확대하지 못했다.

여기에다가 런던 경찰국 내에선 해리 왕자 부부가 캐나다에 체류한 지난 7주간 발생한 경호 비용 지원에 대해서도 우려가 일고 있다.

앤드루 왕자의 무장경찰 경호를 중단하기 위해선 프리티 파텔 내무장관의 승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버킹엄궁이 해당 방안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앤드루 왕자는 공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에게 제공되던 경호 수준은 결국은 축소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한 전직 경호 경찰은 "런던 경찰국의 우선순위는 왕실 승계 라인 보호일 것"이라며 "앤드루 왕자에 대한 경호는 다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축소될 것으로 본다"고 신문에 말했다.

앤드루 왕자가 왕실의 다른 고위 구성원들과 함께 있거나 상시적 경호 태세를 갖춘 자택에 있을 때는 계속 경찰 지원을 받게 된다.

영국 내무부와 런던 경찰국, 버킹엄궁은 개인에 대한 경호 태세가 공개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다며 이번 사안과 관련해 논평하지 않았다고 더타임스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