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폭우로 중단했다 재개장한 평창송어축제, 얼음낚시 못 해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한창 절정을 맞아야 하는 겨울 축제가 대표 행사인 얼음낚시마저 못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너무 포근해" 따뜻한 날씨가 야속한 겨울 축제장
절기 대한을 이틀 앞둔 18일 오후 찾은 강원 평창군 진부면 평창 송어축제장.
주말을 맞아 주차장에는 차량이 계속 밀려들었고, 엘사 공주 등을 새긴 눈 조각 주변에서는 행락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축제장에서는 OX 퀴즈와 전통 썰매 타기, 맨손 잡기 등이 진행됐을 뿐 얼음판에서 구멍 사이로 송어를 낚아 올리는 모습은 이번 겨울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낚시객들을 한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든 시설물은 최근 겨울비가 내릴 때 육상으로 옮겨놓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때아닌 겨울비로 이달 7∼16일 축제를 잠정 중단하고 다시 인공 눈을 만드는 등 긴급 복구해 지난 17일 재개장했다.

그러나 반짝 추위에 8∼10㎝까지 얼었던 얼음은 포근한 주말을 맞아 더 두껍게 얼기는커녕 녹아내리고 있다.
"너무 포근해" 따뜻한 날씨가 야속한 겨울 축제장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김모(49)씨는 "일반인이 생활하기에는 포근한 겨울 날씨가 좋지만, 꽁꽁 얼어붙은 얼음 사이로 송어를 낚는 겨울 낭만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낚시터 안전 관계상 얼음 낚시터는 당분간 이용하지 못한다"며 "축제를 아껴주신 고객분들께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고 안내했다.

매년 한파 속에 열리던 대관령 눈꽃축제 마라톤도 올해는 포근한 날씨로 한 차례 연기돼 참가자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알몸 마라톤대회라는 명칭으로 열리던 행사는 올해는 '2020 윈터 런 인 평창'으로 바꿔 18일 대관령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400여 명이 참가해 대관령 5㎞, 10㎞ 구간을 역주했다.

하지만 설원의 고장인 대관령에는 이번 겨울 눈다운 눈조차 내리지 않아 참가자들이 겨울 정취를 느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관령 눈꽃축제는 지난 10일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포근한 날씨로 비가 쏟아지면서 지난 17일로 개막일을 1주일 늦췄다.
"너무 포근해" 따뜻한 날씨가 야속한 겨울 축제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