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백' 전제로 중러의 '제재완화 결의안' 수용해야"
이종석 전 장관 "北도발 여부 한미훈련·추가제재에 달렸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핵이 아니라 경제문제라며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문을 닫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통일부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이 이른바 '비핵화 연말 시한'과 관련해 내놓은 것은 "직접적 도발보다는 도발의 가능성을 추상적으로 예고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또 노동당 전원회의 결정서를 통해 드러난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의 기조를 볼 때 앞으로 한미군사훈련 재개나 미국의 독자적인 추가제재만 없다면 북한도 쉽게 도발할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했던 '충격적 실제 행동'에 대해서는 핵실험이나 ICBM 추가발사보다는 오히려 "북한이 가지고 있는 무기체계, ICBM의 수출 가능성을 넌지시 암시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비핵화 교착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미국의 선제적 조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 말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 등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결의안을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점을 거론하며 "'스냅백(snapback)을 전제로 중러 제안을 한 번 활용해보는 것이 지금 필요할 때다.

우리가 그런 것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때"라고 말했다.

북한이 다시 도발적인 행동을 취하면 그때 가서 제재 완화를 취소하면 된다는 것이다.

최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신임 외무상으로 임명됐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일종의 '실적주의'에 따른 인사로 풀이하며 반드시 대미 강경 행보를 예고한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봤다.

이어 향후 비핵화 협상은 리선권보다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중심으로 풀어나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