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결혼 감소에도…경영혁신 통해 예식장 급성장시킨 유니슨캐피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PEF의 밸류업 사례탐구
아펠가모 이어 더채플 인수
웨딩홀 확대·서비스 체계 정비
매출, 3년 만에 19% 증가
연평균 20% 수익률 내고 매각
아펠가모 이어 더채플 인수
웨딩홀 확대·서비스 체계 정비
매출, 3년 만에 19% 증가
연평균 20% 수익률 내고 매각
▶마켓인사이트 1월 20일 오전 5시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은 2016년 CJ푸드빌의 예식장 사업부인 ‘아펠가모’를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2010년대 초반 예식장 사업에 진출한 CJ그룹이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시기였다. 유니슨은 자사가 아펠가모를 인수하면 ‘대기업 때리기’를 피할 수 있어 경영만 제대로 하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대형화·시스템화로 효율성 높여
아펠가모 인수를 앞두고 유니슨은 CJ 직원을 ‘모셔오는’ 데 총력을 쏟았다. 당시 직원들은 원하면 대기업(CJ그룹) 직원으로 계속 일할 수 있었지만 유니슨은 간곡한 설득 끝에 100여 명 중 90명가량을 아펠가모에 남게 하는 데 성공했다. 곽승웅 유니슨캐피탈 파트너는 “웨딩홀을 찾아다니며 직원들을 만나 유니슨이 그리는 회사 비전을 설명했다”며 “이에 대해 직원들이 진정성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슨은 아펠가모를 인수하자마자 고급 웨딩 브랜드 ‘더채플’을 운영하는 유모멘트도 추가로 사들였다. 유니슨은 유모멘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8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6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나머지 40%는 유모멘트 창업 멤버 등이 계속 보유했다.
아펠가모와 더채플 인수로 웨딩홀 7곳을 확보한 유니슨은 비용 효율성과 서비스 체계 개선에 본격 나섰다. 외부에서 대표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했다. 식자재 구매와 관리 부서를 일원화해 중복 지출을 줄이면서도 양질의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예약 시스템은 100% 전산화하고, 신부에게 주기적으로 연락해 준비 상황을 체크해주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예복·웨딩사진 끼워팔기, 현금결제 강요, 식권 빼돌리기 등 국내 예식장의 고질적인 악습도 없앴다.
결혼 건수 급감에도 매출 급증
전문가들의 직감에 의존하던 신규 예식장 출점 절차도 체계화했다. 웨딩홀 입지 선정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유니슨의 투자심의위원회를 벤치마킹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건물주가 예식홀 투자에 참여하고 수익을 분배받는 출점 모델도 채택했다. 이 덕분에 유니슨은 건당 40억~50억원이 드는 신규 출점을 한 차례도 실패하지 않고 단기간에 아펠가모-더채플 웨딩홀을 11곳으로 늘렸다.
경영 혁신이 성과를 내면서 외형이 급성장했다. 아펠가모와 더채플의 합산 매출은 유니슨 인수 전인 2015년 446억원에서 2018년 53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결혼 건수가 30만2828건에서 25만7622건으로 4만5206건 감소한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였다.
3년 만에 고수익 내고 매각 성공
경영이 궤도에 오르자 인수 제안이 들어왔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에버그린이 해외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아펠가모-더채플을 매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유니슨은 고민 끝에 바통을 넘기기로 했다. 곽 파트너는 “유니슨이 구상했던 그림의 대부분을 완성했기 때문에 이제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주주에게 회사를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매자가 유니슨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충분한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했다.
협상 끝에 유니슨은 2019년 5월 에버그린 컨소시엄에 아펠가모-더채플을 매각했다. 기업가치로 총 1300억원을 인정받았다. 유니슨은 투자금 대비 약 20%의 연평균 수익률(IRR)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은 2016년 CJ푸드빌의 예식장 사업부인 ‘아펠가모’를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2010년대 초반 예식장 사업에 진출한 CJ그룹이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시기였다. 유니슨은 자사가 아펠가모를 인수하면 ‘대기업 때리기’를 피할 수 있어 경영만 제대로 하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대형화·시스템화로 효율성 높여
아펠가모 인수를 앞두고 유니슨은 CJ 직원을 ‘모셔오는’ 데 총력을 쏟았다. 당시 직원들은 원하면 대기업(CJ그룹) 직원으로 계속 일할 수 있었지만 유니슨은 간곡한 설득 끝에 100여 명 중 90명가량을 아펠가모에 남게 하는 데 성공했다. 곽승웅 유니슨캐피탈 파트너는 “웨딩홀을 찾아다니며 직원들을 만나 유니슨이 그리는 회사 비전을 설명했다”며 “이에 대해 직원들이 진정성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슨은 아펠가모를 인수하자마자 고급 웨딩 브랜드 ‘더채플’을 운영하는 유모멘트도 추가로 사들였다. 유니슨은 유모멘트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8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6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나머지 40%는 유모멘트 창업 멤버 등이 계속 보유했다.
아펠가모와 더채플 인수로 웨딩홀 7곳을 확보한 유니슨은 비용 효율성과 서비스 체계 개선에 본격 나섰다. 외부에서 대표이사,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했다. 식자재 구매와 관리 부서를 일원화해 중복 지출을 줄이면서도 양질의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예약 시스템은 100% 전산화하고, 신부에게 주기적으로 연락해 준비 상황을 체크해주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예복·웨딩사진 끼워팔기, 현금결제 강요, 식권 빼돌리기 등 국내 예식장의 고질적인 악습도 없앴다.
결혼 건수 급감에도 매출 급증
전문가들의 직감에 의존하던 신규 예식장 출점 절차도 체계화했다. 웨딩홀 입지 선정 체크리스트를 마련하고 유니슨의 투자심의위원회를 벤치마킹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건물주가 예식홀 투자에 참여하고 수익을 분배받는 출점 모델도 채택했다. 이 덕분에 유니슨은 건당 40억~50억원이 드는 신규 출점을 한 차례도 실패하지 않고 단기간에 아펠가모-더채플 웨딩홀을 11곳으로 늘렸다.
경영 혁신이 성과를 내면서 외형이 급성장했다. 아펠가모와 더채플의 합산 매출은 유니슨 인수 전인 2015년 446억원에서 2018년 53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결혼 건수가 30만2828건에서 25만7622건으로 4만5206건 감소한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였다.
3년 만에 고수익 내고 매각 성공
경영이 궤도에 오르자 인수 제안이 들어왔다. 또 다른 PEF 운용사인 에버그린이 해외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아펠가모-더채플을 매수하겠다는 것이었다.
유니슨은 고민 끝에 바통을 넘기기로 했다. 곽 파트너는 “유니슨이 구상했던 그림의 대부분을 완성했기 때문에 이제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주주에게 회사를 맡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매자가 유니슨과 비전을 공유하면서 충분한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했다.
협상 끝에 유니슨은 2019년 5월 에버그린 컨소시엄에 아펠가모-더채플을 매각했다. 기업가치로 총 1300억원을 인정받았다. 유니슨은 투자금 대비 약 20%의 연평균 수익률(IRR)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