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평등 등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로 정부보다 기업에 대한 신뢰가 더 컸다.

글로벌 홍보대행사 에델만은 19일(현지시간) 이 같은 올해 공공 신뢰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작년 10~11월 세계 27개국과 홍콩에서 3만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56%는 자본주의가 세계에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다고 답했다. 태국 75%, 인도 74%, 프랑스 69% 등에서 이런 부정적 응답이 높았다. 반면 미국은 47%, 한국은 46%가 이같이 답해 평균보다 낮았다. 자본주의 체제가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답은 18%에 그쳤고, 불리하다는 답이 48%에 달했다. 리처드 에델만 최고경영자(CEO)는 “성장 속에서도 자본주의에 대한 불만은 높아지는 ‘신뢰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었다. ‘5년 내 삶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7%만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에선 36%만 긍정했다. 이는 각각 작년 조사 때보다 5%포인트, 4%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와 기업, 언론, 비정부기구(NGO) 등에 대한 신뢰도 낮았다. 역량 측면에서 긍정적 답변을 얻은 곳은 기업이 유일했다. 윤리 측면에선 NGO만이 인정을 받았다. 정부는 역량과 윤리 모두에서 최하 평가를 받았다.

74%는 기업 CEO들이 기후변화, 불평등 등 사회 문제에 대해 정부 정책을 기다리기 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중시해야 할 이해관계자로는 소비자(38%)와 종업원(37%)을 주주(13%)와 지역사회(12%)보다 앞서 꼽았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