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표암 강세황 '우금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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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전북 부안 변산반도에 직소폭포가 있다. 폭포 주변에는 우금암을 비롯해 실상용추(實相龍湫)라 불리는 소(沼)와 분옥담(噴玉潭), 선녀탕(仙女湯) 등이 이어진다. 웅장한 폭포와 못을 거치며 흐르는 계곡이 있어 예부터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화산암에서 생겨난 주상절리와 희귀한 침식 지형 때문에 지질학적 가치도 크다.
조선시대 후기 시·서·화에 뛰어나 ‘삼절(三絶)의 예술가’로 불린 표암 강세황이 부안 직소폭포 일대 절경을 놓칠 리 없었다. 표암은 둘째 아들 완이 부안 현감으로 재임하던 1770년대 초 이곳 일대를 직접 다니면서 우금암과 실상사, 직소폭포의 실경을 화폭에 담았다. 18세기 부안 일대를 그린 유일한 실경산수화 ‘우금암도(禹金巖圖)’다. 변산 특유의 암산(巖山) 분위기를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굵은 갈필(渴筆)로 표현했다. 현장을 먹으로 유희하듯 빠른 필치로 꾸밈없이 풀어냈다. 직각으로 가늘게 쪼개진 암산 벽의 무늬가 마치 비단처럼 보인다. 표암은 ‘진경산수는 그곳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 속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시보다는 기행문이, 기행문보다는 그림이 낫다고 믿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구도와 묘사는 그런 표암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최근 부안 직소폭포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조선시대 후기 시·서·화에 뛰어나 ‘삼절(三絶)의 예술가’로 불린 표암 강세황이 부안 직소폭포 일대 절경을 놓칠 리 없었다. 표암은 둘째 아들 완이 부안 현감으로 재임하던 1770년대 초 이곳 일대를 직접 다니면서 우금암과 실상사, 직소폭포의 실경을 화폭에 담았다. 18세기 부안 일대를 그린 유일한 실경산수화 ‘우금암도(禹金巖圖)’다. 변산 특유의 암산(巖山) 분위기를 화법에 얽매이지 않고 굵은 갈필(渴筆)로 표현했다. 현장을 먹으로 유희하듯 빠른 필치로 꾸밈없이 풀어냈다. 직각으로 가늘게 쪼개진 암산 벽의 무늬가 마치 비단처럼 보인다. 표암은 ‘진경산수는 그곳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그 속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시보다는 기행문이, 기행문보다는 그림이 낫다고 믿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구도와 묘사는 그런 표암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최근 부안 직소폭포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