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0억에 산 반포 아파트 38억에 팔 경우
"상반기 매각시 9억 절세, 집값 20억 추가 상승과 같은 절세효과"


서울 강남 등에 집을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의 경우, 6월 말까지 집을 팔면 많게는 세금을 절반으로 줄여 수억 원의 실질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집값 상승률이 높아 정부가 관리하는 지역) 내 10년 이상 장기보유주택을 대상으로 일반 양도소득세 적용,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의 혜택을 올해 상반기까지 약속했기 때문이다.

20일 국세청과 세무사들에 따르면, 다주택자가 20여년 전 10억원에 산 강남 아파트를 6월 말까지 38억원에 팔 경우 부과되는 세액(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은 8억원대로, 7월 이후 매각할 때 내야 하는 17억원대보다 약 9억원이나 적다.

이는 최근 서울 강남 거주자 A씨의 실제 상담 사례인데, A씨는 1996년에 산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2013년에 취득한 서울 용산 주택, 2017년에 산 분당 판교 주택 등 현재 조정대상지역에 모두 3채를 갖고 있다.

만약 A씨가 1996년 취득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를 올해 6월 말까지 양도가 38억원에 매각할 경우, 양도소득세는 약 7억8천200만원으로 예상된다.

취득가(필요경비 등 포함 1억1천532만원)를 뺀 양도차익이 27억8천468만원인데,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 적용대상·8억3천540만4천원) 등을 제외한 과세표준(실제 세율이 적용되는 기준 금액·19억4천927만6천원)에 양도소득세율 42%를 적용한 결과다.

여기에 종부세(5천680만원)를 더하면 이 아파트 때문에 내야 하는 세금 총액은 8억3천904만4천690원이다.

하지만 7월 이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우선 최대 30%에 이르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양도소득세율의 경우도 6월 말까지는 조정대상지역임에도 한시적으로 일반 양도소득세율(42%)이 적용됐지만, 7월 이후에는 중과세율(62%=42+20%)로 돌아간다.

따라서 7월 이후 같은 양도가로 집을 팔더라도 거의 두배인 16억8천955만1천600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종부세(5천680만원)까지 포함한 총 세액은 17억4천635만370원이다.

6월 30일과 7월 1일 불과 하루 차이라도 양도소득세 차이가 무려 9억730만5천680원에 이르는 셈이다.

더구나 좀 더 서둘러 5월 말까지 반포 아파트를 팔면 종합부동산세도 4천400만원 이상 줄일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는 해마다 6월 1일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그 전에 반포아파트를 매도하면 A씨의 올해 귀속분 예상 종합부동산세는 약 1천200만원이다.

하지만 그대로 보유한다면 종합부동산세는 5천680만원으로 늘어난다.

결과적으로 5월 말까지 반포 아파트를 처분하는 경우와 7월 이후 처분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총 세액(양도세+종부세) 차이가 9억5천만원이 넘는다.

한 세무사는 "앞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가정하면, 현시점에서 세금을 9억원 정도 줄이는 것은 앞으로 양도세·보유세 등을 고려할 때 20억원 이상 추가로 집값이 오르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그만큼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매각 활로'를 열어주기 위해 6월 말까지 제시한 유인책이 강력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