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달러 향방은 버니 샌더스에 달렸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중단, 그리고 미중 1단계 무역합의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달러 인덱스가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96~97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 원화도 1155원대를 깨고 내려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율은 온갖 경제 변수 가운데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꼽힙니다. 최근 뉴욕의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 USA)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JP모간의 밥 킴 북미 환율 및 아시아 트레이딩 헤드(Head of North America Currencies and Asia Global MM trading)를 만났습니다. 킴 헤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크게 내릴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미 대선 변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원화의 경우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D램 시황이 개선되고 있고,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여력이 없는 만큼 달러 대비 약간의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강한 저항을 보이고 있는 달러당 1155원을 깨면 1125~113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의 발언을 정리했습니다.
-달러화가 지난 2년간 강세를 보였다. 2018년 Fed의 금리 인상이 이어졌고 다른 선진국들과의 금리 격차가 커졌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 이는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 모두에 대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머징마켓의 통화는 중국 위안화와 연동되어 약세를 보였다.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2018년부터 2019년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다변화 측면에서 달러를 매도하면서 기업들의 달러 매수 수요를 채웠다. -달러 트레이더들에게 있어 2019년은 가장 어려운 한 해였다. 매우 좁은 범위에서 유로/달러, 달러/엔 환율이 움직였다.
현재 투자자들은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외 움추렸던 다른 국가들의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유럽에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달러 인덱스 비중의 58%는 유럽 통화에 기반하고 있다.
-앞으로 달러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여온 만큼 향후 미중 무역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핵심 열쇠라고 본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문서로만 보면 괜찮아보인다. 중국이 2017년 수입 규모에 더해서 2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더 사는 것이다. 이건 상당한 숫자다. 벌써 그만큼이나 더 살 수 있는가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2단계 무역합의는 올해는 당연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내년에도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미 정부는 우선 1단계 합의 이행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합의 때까지는 관세를 낮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1단계 합의에서 아주 작은 부문의 관세 인하가 있었지만.
시장은 이를 신흥국과 관련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내 생각에는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 전체가 아니라 안정된 금리와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에서 좋은 조합을 취하고 있는 멕시코, 러시아 등 일부 시장을 선택적으로 보는 듯 하다.
-달러화는 앞으로도 안정된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다변화, 기업의 달러 수요 등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그리고 무역에서도 아직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커다란 거시경제 변수로 미국 대선이 있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을 앞두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이건 약간의 위험 요인이다. 지금 뉴욕 증시가 들끓고 있는 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요인으로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 같다.
진보가 뜨면 통상 증시는 딸꾹질을 한다. 지난 번 엘리자베스 워런 등 진보가 부상할 때도 그랬다. 지금 그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중동 변수 외에도 이런 지정학적 요인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한다.
-한국의 경우 흥미로운 것은 환율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FX옵션 변동성을 보면 유로 엔 위안 루피(인도) 등은 모두 4% 변동성을 갖고 있는데, 한국은 6% 변동성을 보인다.
이는 브렉시트를 겪고 있는 영국의 파운드와 같은 수준이다. 한국의 원화는 그 위험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이건 한국 외환정책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환 헤지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어쨌든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선 가치를 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원화의 방향은 어떨까. 반도체 D램 시황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한국은행은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건 한국 원화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중 수출 갈등 등 중국 요인도 약간 해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가 한국 주식시장으로 약간 더 들어갈 것 같다.
기술적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달러당 1150~1200원대에서 ‘헤드앤드쇼울더’ 패턴을 보이고 있다. 1155원대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 원달러가 1150~1155원대를 깨고 내려온다면 1125~113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 JP모간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대규모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작년 연 1.9%에서 연 2.3%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의 비중 확대를 주천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지수 목표는 2500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환율은 온갖 경제 변수 가운데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로 꼽힙니다. 최근 뉴욕의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 USA)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JP모간의 밥 킴 북미 환율 및 아시아 트레이딩 헤드(Head of North America Currencies and Asia Global MM trading)를 만났습니다. 킴 헤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겠지만 크게 내릴 것으로 보지는 않았습니다. 미 대선 변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원화의 경우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D램 시황이 개선되고 있고,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여력이 없는 만큼 달러 대비 약간의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강한 저항을 보이고 있는 달러당 1155원을 깨면 1125~1130원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그의 발언을 정리했습니다.
-달러화가 지난 2년간 강세를 보였다. 2018년 Fed의 금리 인상이 이어졌고 다른 선진국들과의 금리 격차가 커졌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 이는 선진국과 신흥국 통화 모두에 대해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머징마켓의 통화는 중국 위안화와 연동되어 약세를 보였다.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2018년부터 2019년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 다변화 측면에서 달러를 매도하면서 기업들의 달러 매수 수요를 채웠다. -달러 트레이더들에게 있어 2019년은 가장 어려운 한 해였다. 매우 좁은 범위에서 유로/달러, 달러/엔 환율이 움직였다.
현재 투자자들은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외 움추렸던 다른 국가들의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서다. 특히 유럽에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달러 인덱스 비중의 58%는 유럽 통화에 기반하고 있다.
-앞으로 달러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여온 만큼 향후 미중 무역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핵심 열쇠라고 본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문서로만 보면 괜찮아보인다. 중국이 2017년 수입 규모에 더해서 20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상품을 추가로 더 사는 것이다. 이건 상당한 숫자다. 벌써 그만큼이나 더 살 수 있는가에 의문이 나오고 있다.
2단계 무역합의는 올해는 당연히 이뤄지지 않을 것이고, 내년에도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미 정부는 우선 1단계 합의 이행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합의 때까지는 관세를 낮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1단계 합의에서 아주 작은 부문의 관세 인하가 있었지만.
시장은 이를 신흥국과 관련해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내 생각에는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 전체가 아니라 안정된 금리와 통화정책, 재정정책 등에서 좋은 조합을 취하고 있는 멕시코, 러시아 등 일부 시장을 선택적으로 보는 듯 하다.
-달러화는 앞으로도 안정된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다변화, 기업의 달러 수요 등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그리고 무역에서도 아직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커다란 거시경제 변수로 미국 대선이 있다. 아이오와, 뉴햄프셔 경선을 앞두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이건 약간의 위험 요인이다. 지금 뉴욕 증시가 들끓고 있는 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요인으로 약간의 조정이 있을 것 같다.
진보가 뜨면 통상 증시는 딸꾹질을 한다. 지난 번 엘리자베스 워런 등 진보가 부상할 때도 그랬다. 지금 그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중동 변수 외에도 이런 지정학적 요인이 있다는 걸 명심해야한다.
-한국의 경우 흥미로운 것은 환율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FX옵션 변동성을 보면 유로 엔 위안 루피(인도) 등은 모두 4% 변동성을 갖고 있는데, 한국은 6% 변동성을 보인다.
이는 브렉시트를 겪고 있는 영국의 파운드와 같은 수준이다. 한국의 원화는 그 위험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이건 한국 외환정책의 개방성과 유연성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환 헤지를 해야한다는 뜻이다. 어쨌든 비슷한 나라들에 비해선 가치를 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 원화의 방향은 어떨까. 반도체 D램 시황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한국은행은 더 이상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건 한국 원화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중 수출 갈등 등 중국 요인도 약간 해결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외국인 투자가 한국 주식시장으로 약간 더 들어갈 것 같다.
기술적으로 보면 원달러 환율은 그동안 달러당 1150~1200원대에서 ‘헤드앤드쇼울더’ 패턴을 보이고 있다. 1155원대에서 저항을 받고 있다. 원달러가 1150~1155원대를 깨고 내려온다면 1125~113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 JP모간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대규모 재정 부양책에 힘입어 작년 연 1.9%에서 연 2.3%으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의 비중 확대를 주천하고 있다. 올해 코스피 지수 목표는 2500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