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도 꿈쩍 않는 文지기 참모들 누군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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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조용우·이정도 비서관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같은 업무 맡아 文대통령 보좌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같은 업무 맡아 文대통령 보좌
청와대 참모들이 잇따라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의를 표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줄곧 청와대를 지키고 있는 참모들을 향해 이목이 쏠린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청와대 스펙’을 쌓고 자기 정치에 나선 상당수의 참모들과 비교된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임명된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 현재까지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신동호 연설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정도에 불과하다. 숱한 개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셈이다. 이들을 두고 ‘문(文)지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신 비서관은 시인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캠프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왔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 초안부터 모든 연설문을 작성하고 다듬는다.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합을 맞춘 탓에 문 대통령이 신 비서관의 연설문을 수정하는 사례가 과거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 심훈의 ‘그날이 오면’ 김기림의 ‘새나라 송’ 등의 시(詩) 구절이 녹아든 것만 봐도 두 사람의 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도 참모들 사이에서 나온다. 대통령의 의중이 정확히 반영돼야 하는 탓에 연설비서관실은 제1부속비서관실과 함께 대통령의 집무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돼있기도 하다. 새로운 연설비서관이 임명될 경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순장조’로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진·보직 이동 없이 5년을 한자리에서 채우기에는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 비서관과 함께 대선 캠프부터 문 대통령을 보좌해온 조 비서관 역시 국정기록비서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캠프 시절 공보기획팀장을 지내다 당선 이후 청와대에 입성했다. 국정기록비서관 자리는 노무현 정부 이후 9년 만에 문재인 정부 들어 부활했다.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의 국정을 기록하는 업무가 중요하다고 판단, 별도 조직을 꾸려졌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연설문 작성 업무와 하나로 합쳐졌다. 참여정부에서는 3명의 국정기록비서관이 자리를 거쳐갔다.
대통령 기록물 유지·보존 작업 등 드러나지 않는 업무 특성상 주목받는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관심이 쏟아지기도 했다. 개별 기록관 건립 여부를 두고 논란이 여야 공방이 국정감사장까지 확산되는 등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청와대는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내셨다”며 대통령이 지시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비서관은 언론인을 거쳐 공보업무를 담당한 이력 탓에 유송화 전 춘추관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청와대를 떠나면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고민정 전 대변인의 후임 등 빈자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임명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곳간지기’로 불리는 총무비서관 역시 문 대통령을 한결같이 보좌하고 있는 참모로 꼽힌다. 이 비서관은 ‘비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에서 흙수저 신화를 써 내려간 인물로 알려져 있다.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 재직 시절 실·국장 가운데 유일한 비고시 출신으로 화제가 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비서관에 대해 “대표적 흙수저 출신”이라며 “지방대, 7급 출신 기재부 국장으로 공무원 사회에서 신임과 존경을 받은 공무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비서관의 평소 겸손하고 꼼꼼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의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 철두철미한 일처리 때문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름처럼 이 정도 일을 하니까 총무비서관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것”이라는 농담섞인 평가를 내놨다. 총무비서관은 인사 ·재정 부문에서 청와대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총무비서관에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출신인 최도술 전 비서관과 40년 지기 고향 친구인 정상문 전 비서관을 임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SK비자금 사건과 ‘박연차 게이트’에 각각 연루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4년 차를 맞아 변화보다는 안정을 꿰할 수밖에 없는 탓에 후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자리”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임명된 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들 가운데 현재까지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신동호 연설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정도에 불과하다. 숱한 개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셈이다. 이들을 두고 ‘문(文)지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신 비서관은 시인 출신으로 문 대통령과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캠프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왔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 초안부터 모든 연설문을 작성하고 다듬는다.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합을 맞춘 탓에 문 대통령이 신 비서관의 연설문을 수정하는 사례가 과거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의 연설문에 심훈의 ‘그날이 오면’ 김기림의 ‘새나라 송’ 등의 시(詩) 구절이 녹아든 것만 봐도 두 사람의 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도 참모들 사이에서 나온다. 대통령의 의중이 정확히 반영돼야 하는 탓에 연설비서관실은 제1부속비서관실과 함께 대통령의 집무실과 가장 가까운 곳에 마련돼있기도 하다. 새로운 연설비서관이 임명될 경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순장조’로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진·보직 이동 없이 5년을 한자리에서 채우기에는 체력은 물론 정신적으로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 비서관과 함께 대선 캠프부터 문 대통령을 보좌해온 조 비서관 역시 국정기록비서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그는 캠프 시절 공보기획팀장을 지내다 당선 이후 청와대에 입성했다. 국정기록비서관 자리는 노무현 정부 이후 9년 만에 문재인 정부 들어 부활했다.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의 국정을 기록하는 업무가 중요하다고 판단, 별도 조직을 꾸려졌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연설문 작성 업무와 하나로 합쳐졌다. 참여정부에서는 3명의 국정기록비서관이 자리를 거쳐갔다.
대통령 기록물 유지·보존 작업 등 드러나지 않는 업무 특성상 주목받는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관심이 쏟아지기도 했다. 개별 기록관 건립 여부를 두고 논란이 여야 공방이 국정감사장까지 확산되는 등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청와대는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내셨다”며 대통령이 지시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 비서관은 언론인을 거쳐 공보업무를 담당한 이력 탓에 유송화 전 춘추관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청와대를 떠나면서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고민정 전 대변인의 후임 등 빈자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임명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곳간지기’로 불리는 총무비서관 역시 문 대통령을 한결같이 보좌하고 있는 참모로 꼽힌다. 이 비서관은 ‘비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에서 흙수저 신화를 써 내려간 인물로 알려져 있다. 7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 재직 시절 실·국장 가운데 유일한 비고시 출신으로 화제가 됐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비서관에 대해 “대표적 흙수저 출신”이라며 “지방대, 7급 출신 기재부 국장으로 공무원 사회에서 신임과 존경을 받은 공무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비서관의 평소 겸손하고 꼼꼼한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의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 철두철미한 일처리 때문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름처럼 이 정도 일을 하니까 총무비서관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것”이라는 농담섞인 평가를 내놨다. 총무비서관은 인사 ·재정 부문에서 청와대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총무비서관에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출신인 최도술 전 비서관과 40년 지기 고향 친구인 정상문 전 비서관을 임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SK비자금 사건과 ‘박연차 게이트’에 각각 연루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4년 차를 맞아 변화보다는 안정을 꿰할 수밖에 없는 탓에 후임자를 찾기 쉽지 않은 자리”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