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임대 40만가구 확대…김현미 "쪽방촌 주민 재정착 중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에 있는 다른 쪽방촌들도 영등포 쪽방촌과 같은 모델로 정비사업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대회의실에서 발표된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에 대해 "앞으로 영등포 쪽방촌뿐 아니라 서울에 남아있는 네 군데 쪽방촌도 같은 모델로 사업이 시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영등포 쪽방촌 정비사업은 쪽방촌 주민과 지원시설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등포 쪽방촌 일대 1만㎡를 정비해 쪽방 주민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민간 분양주택 등 총 1천190채의 주택을 공급한다.

서울에 있는 쪽방촌은 영등포 외에도 4곳이 더 있다.

돈의동 쪽방촌은 도시재생사업과 주거복지 지원사업이 이미 추진되고 있고, 서울역·남대문·창신동은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박 시장은 "서울에는 쪽방촌, 고시원, 옥탑방 등 비인간적인 준주거 공간이 많다"며 "서울시는 전체 주거의 10%인 약 40만가구를 공공임대주택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 시장 외에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참석자들의 일문일답.

--예상 재원 얼마이며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인가.

▲ (변창흠 LH 사장) 전체 사업비는 민간 부문을 제외하고 약 2천980억원이 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LH와 SH가 같이 투자해 집행할 예정인데, 사업성이 상당히 부족하다.

큰 적자가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적자를 보전해야 할 것이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2015년에 영등포 쪽방촌 정비 계획에는 성매매업소 밀집 지역도 포함됐었는데.
▲ (변창흠 LH 사장) 이 지역은 권리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등포는 서울의 3대 도심에 해당한다.

이런 위상에 걸맞게 당연히 포함돼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지구로 지정해 확대할지는 서울시·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것이다.

▲ (채현일 구청장) 지난해부터 영등포 도시권 종합관리계획에 따라 집창촌 정비방안을 검토했다.

쪽방촌은 공공으로 가고, 집창촌은 민간주도 사업과 공공 행정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

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에 쪽방촌과 집창촌을 병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그간 쪽방촌 정비사업에는 거주민들의 고립 문제가 있었다.

이번 정책에는 소셜 믹스의 의미도 있는 것 같은데 정책목표를 설명해달라.
▲ (김현미 장관) 쪽방촌 거주민들의 재정착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재정착하지 못한다면 이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쪽방촌 거주민들을 공공임대주택으로 모시고, 쪽방촌을 개발하면서 행복주택 등을 통해 청년·신혼부부가 유입되면 기존에 고립된 쪽방촌이 교류하는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그러면 쪽방에 살던 분들도 생활에 활기를 띨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것이 함께 진행되지 않는다면 공공임대주택이 슬럼화될 수 있다.

쪽방촌 거주민들의 주거 편의뿐 아니라 건강하게 재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계층이 교류하도록 사회 공존의 모델을 만들 것이다.

--정비계획 추가로 검토하는 사항이나 건물주 보상계획은.
▲ (박원순 시장) 주거 문제는 서울시민이나 국민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부분이다.

도시발전을 위해 해결돼야 할 부분이라는 점에서 오늘 발표는 첫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영등포는 종로·중구, 강남에 이어 3핵 지역 중에 하나다.

소셜믹스 얘기가 나왔는데 서울시의 큰 원칙이 소셜믹스다.

우리 사회가 빈부격차 때문에 고통받고 있고, 주거에서도 그렇다.

소셜믹스가 쉽지 않은 과제지만 주거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종합적인 생태계를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을 고려하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공동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중요한 내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