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연차 배제한 발탁인사 24명…최연소 임원 39세 외국인들 삼성전자가 21일 단행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1970년대생 부사장이 나왔다.
연령·연차와 상관없이 성과와 능력이 있으면 승진 중용하는 '발탁 인사'도 24명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된 사장단 인사에서 50대 사장들을 전면에 배치한 데 이어 임원인사에서도 같은 기조를 이어가며 '젊은 삼성'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수년간 이재용 부회장 재판 등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피로가 가중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 사업을 선점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14명, 전무 42명, 상무 88명 등 총 162명이 승진하는 임원인사를 이날 발표했다.
임원 승진자는 전년(158명)보다는 조금 늘었으나, 2018년 정기인사와 비교하면 59명 줄었다.
부사장 승진자는 CE(소비자가전)부문에서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LED개발그룹장 최용훈, IM(IT·모바일) 부문에서는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최원준, 네트워크사업부 미주BM그룹장 김우준, 한국총괄 IM영업팀장 김진해 등이다.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는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팀장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 최진혁, 기흥·화성·평택단지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심상필, 파운드리사업부 PA2팀장 정기태, 반도체연구소 플래시 TD팀장 신유균, 생산기술연구소장 양장규 등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 승진자 중 최연소인 최원준(50) 부사장은 모바일 단말·칩세트 개발 전문가로, 2005년 '아미커스 와이어리스 테크놀로지'를 창업하고, 퀄컴에도 몸담은 바 있는 인물이다. 2016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최 부사장은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단말을 상용화하고 갤럭시S10과 노트10을 적기에 출시해 회사의 기술 리더십을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역대 최연소 부사장 타이틀은 전날 스마트폰 무선사업부장에 오른 노태문 사장이다.
노 사장은 2012년 말 44세 나이로 부사장으로, 2018년 말 50세 때 사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스마트폰 사업부인 최원준 부사장이 역대 두번째로 젊은 부사장으로, 젊은 리더십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히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경영 성과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젊은 리더들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연차와 상관없이 성과가 있는 인재들을 임원으로 발탁하는 인사를 확대했다.
통상 상무로 승진하기 전 부장으로 근무하는 기간이 4년이지만, 성과가 뛰어나면 근무 연한과 상관없이 임원으로 발탁한다.
이번 인사에서 발탁승진은 24명으로 2017년 5월과 비교하면 3배, 전년보다는 6명 늘었다.
또한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과 여성 임원에 대한 문호 확대 기조를 유지, 외국인·여성 임원은 8명 기용했다. 최연소 전무, 상무는 외국인들이다.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와 경영지원실 마띠유 아포테커 상무는 모두 1981년생(39세)이다.
미스트리 전무는 로보틱스 핵심 기술을 확보해 사내 벤처조직인 스타랩스를 신설,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며 신사업을 발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아포테커 상무는 경영전략과 인수합병(M&A) 전문가로 5G, AI 등 신기술을 바탕으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잠재 기업 M&A에 기여했다.
2014년 말 인사에서 부장 진급 1년 만에 상무로 초고속 승진해 화제가 됐던 네트워크사업부 시스템설계그룹장 문준(46) 상무는 이번에 전무로 승진했다.
아울러 회사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로 펠로우 3명, 마스터 15명을 선임해 기술회사의 위상을 강화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펠로우·마스터 선임 규모는 2017년 5월 7명에서 이번 인사에서 18명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전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이날 임원인사까지 경영진 인사를 끝냈다.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