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화 없고, 따로 이동…롯데家 형제 '화해'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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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회장 아산병원 빈소 현장
▽ 장례협의 외엔 별도 대화 없어…따로 이동
▽ 신동주, 2015년부터 경영권 노렸지만 '무산'
▽ 사실상 화해 어렵다는 관측 우세
▽ 장례협의 외엔 별도 대화 없어…따로 이동
▽ 신동주, 2015년부터 경영권 노렸지만 '무산'
▽ 사실상 화해 어렵다는 관측 우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신동주와 신동빈 형제가 1년여 만에 장례식장 한 자리에 모였다. 2015년 경영권 분쟁을 벌인 이후 갈라선 둘은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조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사흘째 같은 공간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가(家)의 두 형제가 아버지의 별세를 계기로 화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지만, 사실상 관계 회복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장례협의 외엔 별도 대화 없어…이동도 따로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된 빈소 내실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잇따라 들어갔다. 먼저, 오전 8시56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홀로 빈소를 찾았다. 신동빈 회장도 역시 부인의 동행 없이 오전 9시18분께 빈소에 들어갔다.
둘은 지난 19일 이후 사흘째 빈소에서 함께 조문객을 맞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1년3개월 만이다.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및 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가 있었던 때 둘은 얼굴을 마주한 것이 전부다. 2017년 6월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권유로 잠시 독대를 했지만 화해에는 실패했다.
지난 19일 신격호 회장이 별세하자 형제는 빈소를 열기 전 대기실에서 단 둘이 장례 절차 등을 협의했다. 같은 날 오후 8시20분께 동시에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빈소로 입장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화해 무드가 형성된 것 아니냐"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두 사람은 빈소 내에서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 밖에서도 둘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날 오후 3시 발인식 때 신동주와 신동빈은 가족들과 빈소 밖으로 나온 뒤 각자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20호실 앞엔 엘리베이터가 2개가 있다. 발인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도 형제는 각자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롯데그룹 측도 두 형제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못했다. 전날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보시기에 옆에 나란히 앉아있으니까 교감하시지 않겠냐"고 밝혔다.
화해 물꼬가 트였다고 봐야 되냐는 질문엔 "그거는 제가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 황각규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아 지난 19일부터 매일 빈소를 지키고 있다. 이들 형제와 가까이 있었을 황 부회장 조차도 둘의 화해 무드를 감지하지 못한 셈이다. ◆ 두 형제 화해 어려울 듯…경영권 갈등 지속 '예상'
이에 두 형제가 화해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사실상 화해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신동주는 지난 2015년 롯데 경영권 분쟁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이사에서 해임된 뒤에도 계속해서 경영권 회복을 노려왔다.
그 후 신동주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본인 이사 선임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하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모두 완승을 거뒀다.
특히, 신동주는 2018년 신동빈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뇌물을 출연한 혐의로 법정 구속되자 적극적으로 경영권 회복을 노렸다. 신동주는 같은 해 6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의 이사 해임 안건을 주주제안 형태로 발의했다. 동시에 신동주는 자신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올렸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신동주의 롯데 경영복귀 시도는 무산됐다.
그 후 신동주의 화해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신동주는 2018년 신동빈 회장에게 화해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냈다. 지난해 설날을 앞두고도 화해를 제안하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지만, 진정한 화해보다는 경영 복귀를 위한 시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1조원대 개인 재산이 어디로 가는 지에 따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또 다시 경영권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 롯데 0.4%, 롯데지주 3.1%, 롯데제과 4.48%, 롯데칠성음료 1.3%, 롯데쇼핑 0.9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분이 모두 신동주에게 가더라도 신동빈 체제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고은빛/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이 때문에 롯데가(家)의 두 형제가 아버지의 별세를 계기로 화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지만, 사실상 관계 회복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장례협의 외엔 별도 대화 없어…이동도 따로
2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된 빈소 내실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잇따라 들어갔다. 먼저, 오전 8시56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홀로 빈소를 찾았다. 신동빈 회장도 역시 부인의 동행 없이 오전 9시18분께 빈소에 들어갔다.
둘은 지난 19일 이후 사흘째 빈소에서 함께 조문객을 맞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1년3개월 만이다. 2018년 10월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및 경영비리 재판 2심 선고가 있었던 때 둘은 얼굴을 마주한 것이 전부다. 2017년 6월 모친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의 권유로 잠시 독대를 했지만 화해에는 실패했다.
지난 19일 신격호 회장이 별세하자 형제는 빈소를 열기 전 대기실에서 단 둘이 장례 절차 등을 협의했다. 같은 날 오후 8시20분께 동시에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빈소로 입장하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화해 무드가 형성된 것 아니냐"고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두 사람은 빈소 내에서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 밖에서도 둘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날 오후 3시 발인식 때 신동주와 신동빈은 가족들과 빈소 밖으로 나온 뒤 각자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했다. 20호실 앞엔 엘리베이터가 2개가 있다. 발인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도 형제는 각자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
롯데그룹 측도 두 형제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선 확답을 하지 못했다. 전날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보시기에 옆에 나란히 앉아있으니까 교감하시지 않겠냐"고 밝혔다.
화해 물꼬가 트였다고 봐야 되냐는 질문엔 "그거는 제가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 황각규 부회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례위원장을 맡아 지난 19일부터 매일 빈소를 지키고 있다. 이들 형제와 가까이 있었을 황 부회장 조차도 둘의 화해 무드를 감지하지 못한 셈이다. ◆ 두 형제 화해 어려울 듯…경영권 갈등 지속 '예상'
이에 두 형제가 화해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사실상 화해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신동주는 지난 2015년 롯데 경영권 분쟁 당시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이사에서 해임된 뒤에도 계속해서 경영권 회복을 노려왔다.
그 후 신동주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본인 이사 선임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하지만 주총 표 대결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모두 완승을 거뒀다.
특히, 신동주는 2018년 신동빈 회장이 K스포츠재단에 뇌물을 출연한 혐의로 법정 구속되자 적극적으로 경영권 회복을 노렸다. 신동주는 같은 해 6월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의 이사 해임 안건을 주주제안 형태로 발의했다. 동시에 신동주는 자신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도 올렸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신동주의 롯데 경영복귀 시도는 무산됐다.
그 후 신동주의 화해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신동주는 2018년 신동빈 회장에게 화해하자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냈다. 지난해 설날을 앞두고도 화해를 제안하는 편지를 남기기도 했지만, 진정한 화해보다는 경영 복귀를 위한 시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신격호 명예회장이 남긴 1조원대 개인 재산이 어디로 가는 지에 따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또 다시 경영권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 롯데 0.4%, 롯데지주 3.1%, 롯데제과 4.48%, 롯데칠성음료 1.3%, 롯데쇼핑 0.9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분이 모두 신동주에게 가더라도 신동빈 체제를 흔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고은빛/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